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곳 ‘두바이’①

글·사진 강수희 여행작가l승인2017.12.11l수정2017.12.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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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829.84m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투어코리아] 중세 유럽에 한 때 값싼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에 몰두한 시기가 있었다. 영원한 아름다움과 광채를 유지하는 ‘금’이 사람들과 재물을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현대 중동은 인류역사상 최고의 횡재를 한 지역으로 불린다. 그들은 척박한 사막 땅 속에서 금에 버금가는 ‘석유’ 자원을 캐냈고, 그 돈으로 그야말로 ‘상상하는 모든 것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한 7개의 토후국으로 이루어진 아랍에미리트 연합국(UAE)를 만들어 세계인들과 재물을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두바이는 중동 나라들의 연합인 UAE 관광의 관문이자 중심이다.

▲ '부르즈 칼리파'의 낮과 밤

‘꽃보다 할배’로 한층 친근해진 ‘두바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게 여행지로 두바이는 너무 멀고 물가도 비싸지, 사막과 쇼핑 외에 또 뭐 볼 게 있어?라는 생각에 순위에서 멀어진 곳이었다. 그 인식을 깬 것이 2년 전 보게 된 ‘꽃보다 할배’ 시리즈였다.

현대 문화예술 쇼핑 관광의 결정체인 두바이몰 분수쇼에 모래알 씹히는 지프를 타고 맛보는 사막투어 등 성공적인 TV마케팅 덕분에 두바이는 순식간에 친근한 여행지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3박 4일 여행기간 동안 가족, 모녀, 친구, 사촌지간 등 다양한 부류의 한국여행객을 볼 수 있었다.

▲ 두바이몰의 패피

핑크택시? 무슬림식 남녀유별 문화 담겨

인천에서 열 시간 반 걸려 두바이 공항에 내린 것은 새벽시간이었다. 두바이 직항 국적기를 타면 보통 늦은 저녁이나 새벽에 이곳에 도착한다. 바로 호텔로 가는 택시를 타야했는데, 여성 둘이라서 그랬는지 공항 직원이 전체를 핑크색으로 도색을 한 택시로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핑크택시의 운전자는 말 끝마다 “Yes, madam”을 붙이던 예의바른 필리핀 여성이었다. 그녀는 두바이에 온 지 6개월 됐고, 필리핀에 아이와 남편을 두고 이곳에 돈벌이를 하러 왔다고 했다.

▲ 두바이몰 전용 택시

그 뒤로도 택시를 몇 번 더 탔는데 내국인 기사는 없고 모두 인도, 파키스탄 출신이었다. 그들 모두 처자식을 본국에 두고 택시운전을 해서 번 돈을 집으로 부치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인도 출신 택시기사는 이곳에 머문 14년 동안 딱 한 번 집에 다녀왔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핑크택시는 이슬람 율법 상 남성 운전사와 여성 손님 단 둘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한다. 여성이라 배려해서 태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우리네와는 존재 목적 자체가 다른 것이었다.

중동문화의 차이를 비로소 실감했다. 이런 개념으로 지하철에도 여성, 어린이 전용 칸을 운영하고 있는데 역시 약자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무슬림식 남녀유별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 남녀구분칸이 있는 지하철

금수저 에미라티와 택시기사 자히드

자히드와는 숙소에서 두바이 몰까지 가는 택시에서 만났다. 내가 처음 머문 숙소는 두바이 몰 근처의 고급아파트였는데(분명 호텔 사이트에서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고급아파트 몇 채를 호텔로 운영하는 방식의 호텔 체인으로 핫한 관광도시답게 실용적이면서 만족감을 주는 거래였다.)

택시를 잡아타고 바로 코 앞 거리를 가자고 하니 “거긴 걸어서도 갈 수 있는데 정말 가겠어?” 라고 말하는 양심적인 청년택시 기사였다. 그 인연으로 두바이 시내 투어와 다음 날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사막 리조트, 그리고 여행 마지막 날 리조트에서 공항까지 전세택시 삼아 같이 다녔다.

▲ 파키스탄에서 온 스물세 살 택시기사 자히드

덕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인상적인 것은 아랍에미리트연합 인구 중 에미라티(아랍에미리트 연방의 현지인)의 비율이 약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에미라티 대부분은 석유로 부를 축적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중동지역민이며 집, 의료, 교육 등 나라에서 제공하는 무상 서비스를 누리면서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사막에 세운 고층 빌딩과 그곳에서 일하는 금융, 비즈니스 계열 화이트칼라와 서비스업, 건설현장 인부 등 사회 근간을 이루는 블루칼라까지….

그와 삼일을 함께 다니며 보고 듣는 동안 두바이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외국인 노동자임을 깨달았다.

▲ 여성 어린이 전용칸이 있는 지하철
▲ 두바이몰 분수쇼

 


글·사진 강수희 여행작가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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