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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전설이 살아있는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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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전설이 살아있는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①
  • 글·사진 지태현 객원기자
  • 승인 2017.11.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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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마차 행렬

[투어코리아] 폴란드에서 가장 폴란드다운 도시 ‘크라쿠프(Krakow)’. 폴란드의 옛 수도로, 왕들이 머물고 거닐던 건축물과 거리는 중후한 기품이 흘러넘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완전히 폐허로 변한 바르샤바와는 달리 독일 나치가 크라쿠프에 주둔했던 덕에 파괴되지 않고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가직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수백 년의 시간을 꿋꿋이 견뎌온 크라쿠프의 매력을 낯선 이방인들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으니.

마침 크라쿠프를 찾은 날, 중세 시대 건축물들이 자아내는 특유의 분위기 사이로 촉촉하게 비가 내렸다. 비에 젖은 크라쿠프는 한층 운치를 더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비를 맞으며 걸어도 좋을 만큼 그 매력에 흠뻑 젖어들게 했던 크라쿠프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비에 젖는 크라쿠프 중앙광장

비 오는 날의 ‘크라쿠프 풍경’

브로츠와프에서 폴스키 버스를 타고 A4고속도로를 통해 크라쿠프(Krakow)로 향했다. 버스 2층 창문을 통해 소나무 숲과 소나무 사이사이 보이는 하얀 자작나무, 단풍 들기 시작해 푸른 들판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등을 여유롭게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크라쿠프 중앙역(Krakow Glowny)과 연결된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있을 때부터 내리던 비는 크라쿠프에 도착해서도 계속됐다.

비 오는 크라쿠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산을 쓰기 보다는 오는 비를 그냥 맞고 다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물론 우산을 쓴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오는 비를 그대로 맞고 다녔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는 등록된 올드 타운(Stare Miasto)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 이미 오색으로 물든 낙엽들이 오는 비를 그대로 맞고 다니는 폴란드인들처럼 흠뻑 비를 맞고 바닥에 쌓여 가고 있었다. 숲 속의 오솔길우산 없이 비를 맞고 지나가는 사람들 모습마저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멋져 보였다.

▲ 크라쿠프의 리네크 중앙 광장 전경

비에 젖은 리네크 광장

비를 맞으며 올드 타운의 중앙에 있는 리네크(Rynek) 광장에 도착하자 빗줄기는 더욱 굵어 졌다. 그런데도 그 비를 그대로 맞아가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단체 관광객들이 보였다. 또한 종탑 아래에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마차에 묶여있는 말들도 묵묵히 비를 맞고 있는 것이 다소 측은해 보이기도 했으나 그 또한 리네크 광장의 운치를 더해줬다.

이와는 달리 다소 현실적인 관광용 교통수단인 툭툭이(관광객들이 관광하기 좋게 개조한 삼륜 오토바이)도 보였는데 비닐로 차양막을 설치하여 나름대로 비 오는 날에 외국의 관광객들을 배려하는 듯 했다. 그러나 툭툭이 드라이버들은 비 오는 날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활발하게 호객 행위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통 빵 ‘오바르잔키’에 커피 한잔!

올드 타운 입구와 광장의 길모퉁이에는 파란 페인트로 칠하고 유리창을 붙박은 나무 상자에 폴란드의 전통 빵인 오바르잔키(Obwarzanki)를 팔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그 빵맛이 궁금해서 비도 피할 겸 광장 주변에 있는 코스타 커피숍에 들어갔다.

빵의 모양은 프레첼 모양이었는데 프레첼 보다는 크고 맛은 담백한 베이글 맛이었다. 비 오는 날 이어서 그런지 진한 커피향고 함께 어울리는 전통 빵 맛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 거리에서 전통빵을 파는 모습

커피숍 안에는 우리 일행들 이외에도 비를 피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대부분 주변국의 관광객들도 보였으며 동양인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뿐이었다.

점차 굵어지는 비에 광장도 점점 비에 젖어갔고, 광장에 보였던 관광객들의 모습도 그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었다. 광장에서 꽃을 팔던 천막들도 하나씩 접고 있었는데 아마도 비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것 같았다. 우리가 보기에도 굵은 빗방울은 쉽게 그칠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 크라쿠프의 중앙 광장 야경

사람들로 북적북적 활기 넘치는 오래된 직물 시장

제법 굵은 빗줄기를 뚫고 광장을 지나서 크라쿠프에서 유명하다는 오래된 직물시장 안으로 들어가 봤다. 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시장 안으로 들어 왔는지 시장 안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팔고 있는 상품들도 매우 다양했다. 대부분 폴란드 전통 공예품들과 호박 공예품들, 러시아 전통 목각 인형인 마트로시카들, 그리고 누가 사갈지는 모르겠으나 흰색 천에 알록달록 하게 수를 놓은 자수 공예품들도 눈에 띠었다.

▲ 크라쿠프 직물 시장의 아름 다운 야경

시장에 워낙에 사람들이 많아 복잡하게 진열된 상품들을 하나씩 구경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치이고 떠밀리듯 상품 구경을 하던 도중 어디선가 나팔 소
리가 들리더니 오래지 않아 중간에 끊겼다.

외적의 침략 알리던 애절한 나팔소리

이 나팔 소리에는 ‘13세기에 적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서 나팔수가 성 마리아 성당의 첨탑에서 나팔을 불다가 전곡을 부르기도 전에 적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당시에 죽기 전 까지 불었던 나팔 소리를 재현하여 매시간 광장에서 ‘경계의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나팔 소리가 났던 ‘성 마리아 성당(St.Mary’s Basilica)’은 크라쿠프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로, 크라쿠프의 랜드 마크다. 좌우의 모습이 비대칭인데, 이렇듯 비대칭 건물로 지어지게 된 두 명의 형제에 관한 슬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슬픈 역사에 비해 건물은 아직도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며 크라쿠프를 대표하는 건물로 많은 관광
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었다.

▲ 광장의 랜드 마크인 성모승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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