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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에 반하다!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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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에 반하다!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①
  • 글·사진 이경아 해외통신원
  • 승인 2017.11.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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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이 사랑하는 휴양지
 

[투어코리아] 알프스 산맥을 이야기할 때면 누구나 스위스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의외로 알프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오스트리아’다.

단지 가장 높은 봉우리만 없을 뿐 구비 구비 알프스 산맥을 따라 만들어진 호수가 무려 76개.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그 시리도록 아름다운 호숫가마다 작은 마을이 자리 잡았고, 그 아기자기한 마을들은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 불린다.

일년 내내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잘츠카머구트에서는 어쩐지 시간도 느릿느릿 흘러간다.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필요 없던 그곳에서의 시간을 소개한다.

 


‘꿈같은 하루’ 선사하는 잘츠카머구트

크고 작은 호수마을들이 모여 있는 잘츠카머구트.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 위치한 ‘할슈타트’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알프스 봉우리 ‘다흐슈타인’, 그리고 오스트리아 황실의 온천휴양지로 유명한 ‘바트 이슐’이다. 또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장크트 길겐’과 ‘장크트 볼프강’ 도 관광객들이 꼭 둘러보는 장소 중 하나다.

마을과 마을 사이가 그다지 멀지 않고 대중교통이 번거롭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차를 렌트하거나 현지 여행사를 통해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오스트리아 여행 일정 중 하루의 시간을 내서 이곳들을 둘러봤는데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 바로 이거였다. 잘츠카머구트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던 것!

 

난 아직도 오스트리아 여행이 어땠냐고 묻는 이들에게 잘츠카머구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마을 중 한 군데 숙소를 잡고 그 마을에 사는 현지인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차 한 잔을 들고 물안개가 자욱한 호숫가를 산책했을 것이다.

낮에는 다른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가져온 책 한 권을 읽었을 것이고 일찍 해가 지는 저녁엔 가족들과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 아마도 모두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하루가 아닐까.

 

76개 호수의 아름다움 품은 ‘할슈타트’

나의 그 이상적인 하루는 잘츠카머구트, 그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할슈타트로부터 시작됐다.

비엔나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여 달려서 도착한 할슈타트는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호수를 따라 오스트리아 전통가옥들이 세워져 있는데 다 둘러보는데 십여분 걸렸을까. 마을 자체가 매우 작기 때문에 어디든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할슈타트의 ‘할’은 고대 켈트어로 ‘소금’이란 뜻으로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 존재했다고 한다. 지금은 폐광되었지만, 일부를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 할슈타트 호숫가 여름풍경. 휴양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가기 좋다.

또한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14세기부터 할슈타트를 지켜온 중심지 ‘마르크트 광장’이다.

이제는 관광객 숫자에 밀릴 정도로 적은 숫자의 주민만이 이곳에 살고 있지만 집집마다 화분이며 조명이며 어찌나 아름답게 가꿔져 있던지 왜 이곳이 전 세계의 광고 촬영지로 유명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할슈타트 매력 반감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래서인지 우리를 포함하여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특히 여기가 중국인지 어딘지 헷갈릴 정도로 중국관광객들이 많았는데 듣자 하니 중국에 할슈타트와 똑같이 꾸며놓은 유원지가 인기라 그 유원지의 오리지널 모델을 확인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많이 온다고.

물론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창 여행하기 좋은 날씨의 유럽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중요한 건 그 많은 관광객들이 이 동네를 찾아온 이유이기도 할, 조용하고 고요한 호숫가는 만나기 어려웠다는 거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빙글빙글 맴돌아 풍경이고 나발이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 할슈타트 진면목,
이름 모를 작은 호숫가 마을서 발견!

이번에 원고를 쓰면서 어울리는 사진을 찾아봤는데, 할슈타트에선 사진도 거의 찍지 않았다는 사실! 무척이나 아쉬웠다.

하지만 늘, 방법은 있다. 할슈타트 근처에 다른 호숫가 마을을 찾아보는거다.

앞서 말했듯이 잘츠카머구트는 76개의 호수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은 작은 호숫가 마을도 아직 많이 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만 이용하는 작은 호숫가를 방문한다면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할슈타트 호숫가. 우리나라 한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리배도 탈수 있고 유람선을 타고 다른 마을로 이동도 가능하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덕분에 한국어로 된 유람선 시간표도 만나볼 수 있다.

우리도 할슈타트 근처, 잠시 들렀던 이름 모를 호숫가에서 기대했던 평화로운 할슈타트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할슈타트보다 마음에 쏙 들었다. 어느 여행 책에도 나오지 않는, 그래서 여전히 아직도 이름은 모르는 그곳에서 우리는 횡재한 기분이었다. 웬만해선 감동하지 않는 남편도 그곳에선 다시 한번 이 곳에 꼭 오자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래, 이 마을이야말로 제대로 잘츠카머구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어느 광고에도 나오지 않고, 관광지도에 표시도 없던 곳. 아무 정보도 없으니 두려울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오직 동네 주민들만 한가로이 산책하던 그 분위기에 마음이 일순간 편해졌다.

참, 할슈타트 근처에서 식사를 한다면 송어를 추천한다. 할슈타트 호수에서 잡은 송어를 버터에 구워 요리해주는데, 별미다. 오스트리아 정부에서 일괄 관리하기 때문에 어느 식당에서 먹어도 통통한 송어의 퀄리티는 같다고 하니 꼭 드셔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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