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자극하는 ‘가을 제주 소리여행’

김현정 기자l승인2017.11.14l수정2017.11.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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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악산 아침을 여는 라이더ⓒ제주관광공사

[투어코리아] 눈이 즐거운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코끝을 자극하는 상큼한 향과 입 안 가득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맛난 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가을 문턱에서 듣는 감미로운 재즈 선율도, 파도와 바람 같은 자연이 들려주는 특별한 연주도 낭만적인 가을을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을이 가장 늦게까지 머무는 땅, 제주의 가을 소리로 오감의 즐거움을 향유해보자.

‘바람 속에 나를 넣다’ 자전거 셰어링, 바이클린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해안길을 달리는 동안, 바람은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곁에서 노래를 불러준다.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해안길을 달리며 억새와 바다의 풍광을 가까이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육지에서 자전거를 직접 가지고 오는 방법도 있지만 자전거를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전거 숍이 있고, 자전거를 셰어링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 부담 없이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제주시를 비롯, 애월, 고산, 중문, 함덕 등 제주도 전 지역의 파트너샵에서 대여와 반납이 가능한 안단테셰어링은 하루 1만5천 원 정도면 대여가 가능하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3시간 동안 김녕, 월정, 평대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도 타고 바닷가를 청소하는 바이클린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 11월 14~16일까지 3일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푸른바이크쉐어링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 세계유산 해녀 숨비소리ⓒ제주관광공사

‘생을 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숨을 멈춘다고 한다. 바닷 속 치열한 투쟁 끝에 다시 삶으로 나오기 위해 내뱉는 한 모금의 숨. 호오이, 호오이.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그렇게 생을 연다. 강한 어머니이자 생활력을 상징하는 해녀의 소리는 이방인들의 느슨해진 열정을 깨우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삶에 대한 열정이 식고 있다면 해녀들이 물질하고 있는 바다로 가보자.

제주해안가 전역에서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바다에 떠있는 테왁이 보인다면 멈춰서보자. 하도리나 법환포구, 한림, 오조리 등에서 해녀가 조업하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세화에 있는 해녀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 생이기정에서 바라본 차귀도ⓒ제주관광공사

생이기정 ‘가을 바람 맞으러 가는 길

어디에 서 있어도 제주는 바람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억새를 가르고 달려오는 생이기정의 가을바람은 새들의 날갯짓처럼 강하게 퍼덕인다. 제주어로 새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생이기정은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이라는 뜻으로 용암이 굳어 기암절벽을 이뤘다.

절벽 옆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 새소리, 그리고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억새물결과 그 소리는 절벽 너머 보이는 차귀도와 와도의 풍광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해가 질 무렵에는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다. 올레 12코스이기도 한 생이기정길은 길이가 약 1.5km로 당산봉을 형성한 화산재가 쌓인 위로 용암이 다시 분출한 모습이어서 지질학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용수리 포구 방향에서 당산봉 방향으로 걸을 수도 있고, 반대로 걸어갈 수도 있지만 용수리 포구 쪽에서 걷기를 추천한다. 용수리 포구 근처에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을 출발해 20여 일간 표류하다가 표착한 장소를 기념하는 제주표착기념관과 기념성당도 있다.

 

‘파도를 어루만지는 몽돌의 이야기를 듣다’
외도 알작지, 갯깍주상절리

촤르르. 바둑알을 바닥에 쏟아놓듯 바다가 몽돌에 파도를 쏟아낸다. 많은 물이 들어왔다 나가면 더욱 깊어지는 소리. 제주의 몽돌해변에서는 바다와 몽돌이 만나 어루만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성난 파도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 몽돌은 둥그렇고 부드럽게 파도를 다시 바다로 내보낸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바다에 서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작은 몽돌이 된 현무암이 깔린 외도 알작지는 제주 공항 근처에서 있어 접근하기에 편하다.

하늘로 뻗은 돌기둥이 1.75km 걸쳐 형성된 갯깍주상절리. 알작지보다 조금큰 몽돌이 있는 갯깍주상절리는 해안을 따라 가며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 가을 연주하는 따라비오름 억새ⓒ제주관광공사

‘가을 억새가 들려주는 노래’ 따라비 오름

따라비가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여왕이 품고 있는 기품과 아우라와 견줄만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억새가 은빛으로 출렁이는 도도한 아우라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깊은 탄성 뿐. 자신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손을 흔들어주는 여왕처럼, 따라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넉넉하고 여유롭게 전시해준다.

따라비는 말굽형태로 터진 3개의 작은 굼부리를 중심으로 3개의 원형분화구와 크고 작은 여섯 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한 산체를 이루는 오름이다. 억새와 풀, 잔디가 오름 전체를 덮고 있고, 그 사이로 나무가 촘촘히 심어져있어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장관을 이룬다. 세 개의 굼부리 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 천왕사ⓒ제주관광공사

‘마음을 비우는 풍경소리’ 선림사, 천왕사

사찰이 주는 편안함은 세상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처마 끝에 달려있는 풍경소리가 편안함을 더하는 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한 해 열심히 달려오느라 상처받고 힘든 사람들의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고 비워준다.

제주는 바람이 많아 사찰에는 풍경을 잘 달지 않는다고 하는데 제주시의 선림사와 천왕사에서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한라수목원 옆에 위치, 고즈넉한 풍광을 자랑하는 선림사는 황련과 홍련이 함께 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입구로 들어가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길이 아름다운 천왕사는 어승생악 동북쪽에 위치한 사찰로 계곡 속에 숨어있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의미 있는 사찰을 여행해보고 싶다면 제주도 최초의 항일운동발상지인 무오법정사를 둘러보자.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초입에 있고 조용해 가을 산책하기에 좋다.

▲ 가을 당도한 한라산 용진각관음사코스ⓒ제주관광공사

‘가을이 머물다가는 곳’ 한라산 관음사코스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의 특성 때문이다. 올해 한라산 단풍은 10월 26일~29일에 절정을 이루고 11월 중순까지는 가을이 머물다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은 한라산 등반코스는 8.7km의 관음사 코스다. 웅장한 크기의 한라산의 단풍은 모자이크처럼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삼각봉 주변과 탐라계곡의 오색단풍, 용진각 현수교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들어가 있으면 마음까지 단풍으로 물드는 것처럼 깊어진다.

산행에 난이도가 있어 왕복 9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장갑이나 바람막이 외투를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한다. 입산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한라산 국립공원http://www.jeju.go.kr/hallasan)하는 것이 좋다.

▲ 최남단 모슬포 방어축제 맨손 방어잡기체험ⓒ제주관광공사

‘시끌벅적 방어 축제’ 모슬포 최남단 방어축제

11월이 되면 모슬포항은 시끌벅적하다. 방어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망치는 방어 잡는 소리, 해녀들의 노래 소리, 방어회를 맛있게 먹는 소리가 제주의 11월을 가득 채운다.

최남단 방어축제가 11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청정 제주 바다의 멋과 맛’이라는 주제로 서귀포시 모슬포항 일원에서 열린다. 방어축제는 11월 제주바다의 대명사인 방어를 테마로 한 특산물 축제로 방어의 맛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축제이기도 하다. 맨손으로 방어잡기 체험, 풍어제, 방어요리 무료 시식코너, 각종 이벤트 경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 성산포항 새벽어시장 하역작업ⓒ제주관광공사

삶의 소리들이 모이는 뜨거운 새벽 어시장

제주가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시간, 새벽 어시장의 아침은 삶의 소리들로 복작댄다. 아침잠을 설치고 새벽시장에 구경 나온 사람들이 무안할 정도로 모두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뜨거운 현장. 어획물 경매가 이뤄지는 치열함, 갓잡은 해산물들을 들고 나르는 부산함, 자녀들에게 싱싱한 생선요리를 해주기 위해 시장을 찾은 엄마의 바쁜 마음의 소리가 하나의 소리가 되어 새벽시장을 달구기 때문이다.

그날 잡은 생선들을 경매하는 데 공판장의 열기를 느끼고 싶다면 새벽 6시 이후에 새벽시장에 가보자. 제주시 수협어시장 일명 서부두 새벽시장을 비롯해 한림, 성산, 서귀포 수협위판장에서 경매 장면을 볼 수 있고, 바로 옆의 작은 어시장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출항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열지 않으니 참고하자.

<자료협조 제주관광공사>


김현정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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