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속리산은 고운 최치원의 ‘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는구나(山非離俗 俗離山)’라는 시가 전해오는 명산이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속리산은 우리 땅의 큰 산줄기 13개 가운데 한남금북정맥이 가지를 뻗어 내리고, 한강과 금강, 낙동강 물길이 나뉘는 분수령이다.
산세는 한마디로 기골이 장대하다. 최고봉 천왕봉, 문장대, 입석대 등 장대한 바위가 솟구쳤다. 이 험준한 산세가 품은 유순한 길이 ‘세조길’이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면 ‘세조길 자연관찰로’ 안내판이 반긴다. 여기부터 세조길이다.
속리산 오리숲길 종착점에 법주사가 있다. ‘호서 지방 제일가람’이란 별칭처럼 법주사 경내와 암자에는 국보 3점, 보물12점, 시도유형문화재 22점 등 문화재가 많다. 경내로 들어서 금강문과 천왕문을 지나면 보은 법주사 팔상전(국보 55호)을 만난다. 5층 건물인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목탑이다. 팔상전이라는 이름은 팔상도를 모신 건물이라는 뜻이다.
법주사에서 나와 다시 세조길을 걷는다. 세조길과 나란한 도로는 예부터 있던 길이다. 주말이면 등산객과 부속 암자를 찾는 차량이 뒤엉켜서 혼잡했는데, 속리산국립공원이 세조길을 연 덕분에 호젓한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길은 계곡을 막으며 생긴 널찍한 저수지 옆을 따른다. 저수지 안에 가을 하늘이 잠겼고, 물고기가 살랑거린다. 휴게소를 지나면 계곡을 따라 데크가 이어진다. 수량이 적어도 물소리가 제법 큰데, 귀를 열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물소리가 번뇌와 망상을 씻어주는 느낌이다.
세조길 종착점은 세조가 다녀간 복천암으로 하는 것이 좋다. 복천암은 세조가 마음의 병을 고친 곳으로 알려졌다. 사흘동안 기도하고 신미대사의 설법을 들은 뒤 복천(福泉)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후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처 문장대에 오른다. 좀 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복천암 입구 오른쪽으로 난 데크를 따라 올라가자. 이정표도 없는 이 길이 복천암의 숨은 보물이다.
설렁설렁 이어진 오솔길을 10분쯤 오르면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여기에 신미대사와 그의 제자 수암화상의 승탑이 있다.
승탑에서 내려오면 속리산의 숨은 명소 비로산장이 나온다. 고 김태환 씨가 지은 개인 산장으로, 52년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은 대를 이어 가족이 운영한다. 산장 마당에 들어서면 녹차를 건네며 쉼터를 제공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산장을 바라보는 맛이 그윽하다. 계곡 물소리 벗 삼아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문의 : 보은군청 관광문화과 043)540-3392
주변 볼거리 : 보은 삼년산성, 보은 우당 고택(선병국가옥), 오장환문학관 등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