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선율 흐르는 오스트리아의 낮과 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이 끊이지 않는 음악도시 글·사진 이경아 해외통신원l승인2017.11.01l수정2017.11.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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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나의 중심 '성슈테판 대성당'. 아름다운 고딕 양식을 볼 수 있다.

[투어코리아] 아직도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해질녘 모차르트 동상 앞에서 연주를 하던 거리연주가의 아련한 표정, 살랑거리던 바람,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던 꼬마 아이, 덩달아 행복한 미소의 관객들…. 지난 늦여름, 잘츠부르크에서의 기억이다.

모차르트나 슈베르트, 카라얀 등 오스트리아의 전설적인 음악가들을 모르는 이라고 해도 언제 어디서나 음악이 흐르는 이곳을 여행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가 왜 음악의 나라인지, 왜 낭만의 도시인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비포 선라이즈>가 왜 이곳을 촬영 장소로 정했는지 말이다.

여행책도, 지도도 필요 없다. 그저 음악이 들리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면, 그곳에서 아름다운 나라, 오스트리아를 만날 수 있다.

▲ 알베르티나 미술관에서 바라본 국립 오페라 극장 외관


비엔나의 다정한 선율을 따라 걷다!

* 걷다보면 보석 같은 풍경에 설렘 한 가득

오스트리아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곳은 비엔나 중앙역. 오스트리아 내 소도시는 물론이고 독일이나 헝가리와 같은 근처 국가를 다녀오기에도 편리해서 배낭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 비엔나 중앙역

우리 역시 일주일 정도 오스트리아에 머물며 잘츠부르크와 기타 작은 마을들을 돌아볼 계획이었으므로 중앙역에 위치한 호텔을 예약했는데 중앙역 근처에 트램 종점도 함께 있어 비엔나 시내 관광도 용이했다.

비엔나에는 ‘비엔나 패스’라는 대중교통 승차권이 있어서 한 장만 구입하면 방금 언급한 트램을 비롯해서 지하철, 버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나 역시 도착하자마자 비엔나 패스부터 구입했는데, 호텔을 오고 갈 때 딱 2번만 사용했다는 안타까운 반전!

 

비엔나를 다녀온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비엔나는 작은 도시이고, 시내에 대부분의 관광지가 모여 있어 도보로 모든 관광이 가능하다.

물론 대중교통이 빈틈없이 도시를 이어주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보다 빨리, 편하게 구경할 수 있겠지만 걸어 다니며 만날 수 있는 보석 같은 풍경이나 설레는 음악을생각해본다면 걷는 여행을 추천한다. 비엔나와 잘츠부르크는 그게 가능한 도시다.

이 글은 그렇게 음악을 따라 두발로만, 춤추듯 걸어 다닌 비엔나의 시간을 기록한 글이다.

▲ 비엔나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인 그라벤 거리에 세워진 페스트 탑. 17세기 전 유럽을 죽음으로 몰고간 '페스트'가 사라지자 이를 감사하는 의미로 지어진 조각품이다.

* 우아한 오페라극장에서 즐기는 수준 높은 음악 향연

시작은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였다. 하늘은 비현실적으로 맑고 쾌청한데다가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부터 관리를 엄격하게 해온 극장은 수 백 년간 한자리에 서서 우아하게 도시를 빛내고 있었다.

여행 전에 블로그 등으로 자료조사를 해보니 신혼여행으로 오스트리아를 찾은 이들의 대부분은 두 세달 전에 미리 국립 오페라 극장의 공연을 예약해놓고 비엔나 시내 관광지들을 천천히 둘러본 후에 해가 뉘엿뉘엿 질 때 다시 오페라극장으로 돌아와 공연을 보고 야경을 만끽했다는 글들이 많았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첫 공연으로 구스타프 말러가 음악감독을 맡았던 19세기를 지나 오스트리아가 낳은 또 한 명의 거장, 카라얀의 무대에 이르기까지 수준 높은 음악이 끊이지 않았던 이 곳. 그러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국립 오페라 극장을 향유하는 방법으로는 직접 듣고 보는 것 만한 게 없었겠지만 3살 아이가 딸린 우리 가족에게 그런 호사는 언감생심이었고, 1869년에 지어져 건축학적으로도 유럽 최고의 가치로 손꼽힌다는 극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성 베드로 성당에선 매일 무료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하지만 우리처럼 사정상 오페라를 보지 못하더라도 그 아쉬운 마음은 조금만 더 걸어가면 채워질 수 있다.

그라벤 거리에 위치한 성 베드로 성당에서는 매일(주중 오후 3시, 주말 오후 8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비엔나에 머무는 동안에는 아까도 말했듯이 워낙 작은 동네라 매일 이 성당을 지나칠 수밖에 없어 행복하게도 매일 오르간 선율을 감상할 수 있었다.

▲ 600년이 넘게 오스트리아를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가 거처로 사용하던 왕궁의 정문

성당 내부에서 정식으로 공연을 음미하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성당 밖을 지나가면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울려 퍼지는 오르간 소리를 들을 때 특히 황홀했던 것 같다.

아이와 화장실을 가네 마네, 초콜릿을 사네 마네 하며 입씨름을 하다가도 어디선가 오르간 선율이 들려오면 ‘아, 맞다! 나 비엔나에 있지!’ 하며 언제나 마음이 괜찮아지곤 했으니까.

▲ 알베르티나 미술관 전경. 18세기 문을 연 미술관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을 소장한 곳. 미술관 앞 발코니에서 촬영한 영화 <비포선라이즈>의 한 장면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비엔나의 심장 슈테판 대성당

자- 성 베드로 성당까지 왔다면 이제 심호흡을 한번 하고, 비엔나의 상징, 비엔나의 심장! 성 슈테판 대성당을 만날 차례다. 모차르트가 결혼식과 장례식을 올린 장소로 유명한 성 슈테판 대성당은 1160년에 지어진 오스트리아 최대의 성당이다.

내부에 들어가니 유럽의 성당들이 의례 그렇듯 높은 천장과 성상들로 웅장한 느낌이다. 성당 벽면의 돌이 닳고 닳아서 매끈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와서 기도하고 위로 받았을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 비엔나의 중심, 성슈테판 대성당 내부. 아름다운 고딕 양식을 볼 수 있다.

그 오랜 세월을 지나 여전히 이곳은 비엔나 시민들에게 중요한 장소로, 특히 연말연시에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이 많다고 하니 그것 역시 참 근사한 일이었다.

참!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는 별도로 오르간 연주를 제공하진 않는데, 여기 특별히 공개하는 팁이 있다. 저녁 6시쯤이었나, 23만개의 타일로 만들었다는 성당의 지붕을 보기 위해 성당의 뒷문 쪽으로 향할 때였다.

닫힌 문 사이로 오르간 연주자가 연습 소리가 들리는 데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다.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더욱 감동적이었고, 어떤 공연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해서 한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 예상치 못한 순간순간 감동 주는 ‘비엔나’

이렇듯 비엔나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감동받을 수 있는 ‘감동주의보’의 도시.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여행해야 했다.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집이 나오고, 또 걷다 보면 쇼팽이 살던 집이 나왔다. 여행책자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음악가들의 성지가 그렇게 무심한 듯 숨어 있다가 걷는 자들에게 보석 같은 감동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글·사진 이경아 해외통신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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