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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정감어린 도시 ‘폴란드 바르샤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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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정감어린 도시 ‘폴란드 바르샤바’①
  • 글·사진 지태현 객원기자
  • 승인 2017.10.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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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감미로운 선율 흐르는 낭만 도시
▲ 올드타운 광장

[투어코리아] 동유럽 중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나라 ‘폴란드’. 폴란드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화 ‘피아니스트’, ‘쉰들러리스트’ 등 잔혹하게 학살당한 유대인의 이야기다. 삶이 말라버린 무채색, 퇴색한 듯 짙은 갈색의 도시. 실제로 2차 세계대전 히틀러의 침공으로 폴란드 바르샤바는 도시 전체 건물의 84%가 파괴되고, 인구 130만명 중 절반 가까이(65만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참혹했다고 한다. 살아남은 이들의 기억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새롭게 재건됐다.

그러나 2017년 처음 만난 폴란드는 영화나 역사에서 접했던 것처럼 애잔하고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바르샤바 구시가지엔 중세시대 낭만이 넘쳤고, 쇼팽의 감미로운 선율이 도시 곳곳에 흘러 사랑스러웠다. 쇼팽, 퀴리부인, 코페르니쿠스 등 세계적인 인물을 낳은 나라라는 자부심은 도시의 활력을 더해주는 듯했다. 

일제의 학살과 수탈을 버틴 우리의 역사와 비슷해서일까. 폴란드의 첫인상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눈 마주치며 친절히 웃어주는 폴라인들에게선 절로 정감이 갔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 바르샤바 열차역의 내부


쇼팽 공항에 첫발을 딛는 순간 코끝이 싸했다!

바르샤바 쇼팽공항의 첫 느낌은 다소 서늘했다. 착륙 전 기내 방송에서 현지 기온이 섭씨 9도라는 방송이 있었으나 몸이 기억하는 서울과의 온도차 탓인지 실제 기온보다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폴란드가 우리에게 다른 동유럽 국가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 나라, ‘낯선 곳’이라는 생각도 서늘함을 부추긴 듯하다.

그러나 작년 10월 중순부터 인천과 바르샤바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폴란드 항공 직항 노선이 신설됐으니, 앞으로 폴란드는 우리에게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아름답게 장식한 올드타운의 한 식당

폴란드인들의 친절에 마음도 스르르!

낯설음에 대한 경계가 풀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입국 심사를 받으며 만난 첫 번 째 폴란드인은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입었던 군복이라고 착각 할 정도의 황갈색의 구형 제복을 입은 데다 견장과 명찰이 어설프게 붙어있어 다소 촌스러웠지만 오히려 그 모습에 경계심이 누그러졌다.

이어 만나 입국 심사대의 젊은 여성은 제출한 여권을 이리 저리 뒤져 보더니 “어디서 왔냐”, “어디서 비행기를 탔느냐”고 연이어물으며 살짝 웃어 주더니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 여권을 보면 묻지 않아도 될 질문을 하는 게 ‘한국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듯해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짐을 찾아 공항 터미널 로비의 보라색 선을 따라 가니 버스 정류 장으로 이어졌다. 보라색 선은 바로 터미널에서 버스정류장으로 안내해 주는 선이었던 셈이다.

버스표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고 버스표를 구입하고자 했으나 동전이 그대로 나온다. 몇 번을 반복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마침 뒤에서 이를 보고 있던 여학생이 “도와줄까요?”하고 묻더니,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학생은 다시 한 번 버스표 구매 버튼을 누르고 이번에는 동전 대신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해줬다. 버스표를 내게 건네주고는 내 손바닥에 있었던 동전을 골라 버스 값을 계산을 하고는 어디까지 가는지 물었다. 센트룸까지 간다고 하자 25번 버스를 타라고 일러준다. 여간 고마운일이 아니었다.

물론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낯선 곳에서 자동 매표기의 시스템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예기치 않은 도움은 정말 큰 고마움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공항의 입국장에서부터 이어지는 폴란드인들의 친절함이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폴란드가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

버스에 안내 전광판 있어 이방인도 편리하게 이용가능

센트룸(Centrum)행 버스에 오르니 버스의 현재 위치와 다음 역을 알 수 있도록 전광판이 있어 낯선 여행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내릴 곳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버스 안내 전광판만을 보고 있는데 차창 밖이 갑자기 밖이 환해지더니 많은 불빛과 함께 커다란 건물들이 보인다. 아마도 도심에 들어 온 것 같았다. 마침 버스 전광판에안내되는 정류장을 확인 해보니 다음 정류장이 센트룸이었다.

공항에서 센트룸까지 약 30여분 정도 걸렸다. 버스 내릴 준비를 하는데 맞은편에 앉았던 노부부가 ‘좋은 여행 되라’고 인사까지 해줬다. 공항에서부터 연이어 만든 폴란드인들의 친절에 절로 마음이 푸근해졌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 주변에는 육중하고 커다란 건물이 두개가 우뚝 서있는데 하나는 소련 연방 시절에 소비에트가 폴란드에 지어 줬다는 문화 과학 궁전이었고 또 하나는 예약한 호텔 이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시간을 보니 현지시간으로 밤 9시가 넘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4시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한밤을 꼴딱 새우고 서울에서 날아와 바르샤바의 숙소에 도착한 것이다. 약 13시간쯤 걸린 것 같았다.

▲ 깔끔한 크라코프스키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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