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터키 이스탄불에서의 이튿날, 신시가지 일정은 탁심 광장으로부터 시작됐다. 탁심은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광장 같은 곳인데 축제도 열리고, 또 집회도 열리고 한단다.
우리가 갔을 때도 첫날은 광장 전체가 펜스로 둘러져 있었는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그 전날에 정부 규탄 시민 집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자, 펜스는 다 철거되고 정부 주최 라마단기념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시민들에게 중요한 공간임은 분명한 것 같았다.
맛·쇼핑·호텔 여행 삼박자 갖춘
탁심광장-이스티크랄 거리-보스포러스 해협
여행객들에게 탁심 광장은 우선 공항버스의 종착지이자, 쇼핑거리로 잘 알려진 이스티크랄 거리의 종착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 그리고 익숙한 브랜드의 고급 호텔들이 이 곳 신시가지에 모여있어 여행자들을 위한 훌륭한 음식점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우리도 탁심 광장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이스티크랄 거리를 걷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상점들과 노점들을 구경하며 가다 보니 그 길의 끝에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과의 경계를 이룬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었다.
이스티크랄 거리도 재밌었지만, 보스포러스 해협 거리는 해안선을 따라 골목골목 작은 카페와 바, 음식점들이 줄지어져 있어 먹다가 공예품 구경하고 또 먹다가 신발 구경하고… 배고플 틈이, 지루할틈이 없었다. 이스티크랄 거리에 비해 좀 현지 느낌이 강해서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로웠다.
여러 여행 책에서도 말하길 신시가지의 일정은 이런 식이라고들 한다. ‘먹고 마시다 보니 하루가 지났다’ 이런 이야기다.
나 역시 여행을 마친 지금 구시가지의 사원보다 신시가지 길거리에서 먹었던 고등어 케밥이 더 생각나니 우스운 일이다. 그렇지만 여행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참, 여름엔 노천에서 즐기는 다양한 해산물 음식들이 별미라고 하니 참고하시라.
* 오스만 제국 몰락으로 이끈
휘황찬란한 ‘돌마바흐체 궁전’
그렇다고 신시가지에 유적지가 없는 건 아니다. 이스탄불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갈라타 타워나 유럽 내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했다는 대 오스만 제국의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Palace)’이 대표적이다.
유럽식으로 개혁을 추진하던 시기에 지어졌기 때문에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궁전인데,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참고해서 지어졌다더니 입구부터 그에 비할 바 없이 호화로웠다.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정원만 슬쩍 둘러만 봐도 휘황찬란한 이 궁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반면 오스만 제국은 이 궁전을 짓는 데 너무 막대한 예산을 쓰는 바람에 몰락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시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인가보다.
원래 바다였던 작은 항구를 메워서 만든 궁전이라 넓은 바다를 바로 앞에 마주할 수 있는 전망으로도 유명한데, 궁전 바로 옆에 그 전망을 똑같이 누릴 수 있는 카페가 있으니 구경 전후로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겨도 좋겠다.
우리도 이 곳 카페에 앉아 이스탄불 여행을 마무리했다. 시원한 바람, 레모네이드와 함께 몇 시간이고 이스탄불의 끝없는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말이다.
터키 이스탄불, 라마단 특수로 저렴하게 여행하자!
* 라마단 기간, 호텔 50~70% 할인
사시사철 비수기 없이 단연 인기 여행지로 손꼽히는 터키 이스탄불이 일년에 한 번! 호텔이나 비행기 값이 저렴해지는 때가 있는데 바로 라마단 기간이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해가 떠있는 낮에는 금식을 해야 하고, 때문에 거의 모든 식당과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터키 역시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이 기간 동안에 터키 방문을 주저한다. 이러한 이유로 터키의 호텔들은 기본 50%부터 많게는 70%까지 가격을 내린다. 이는 옆 동네 두바이도 마찬가지.
로비 구경조차 돈을 받던 7성급 호텔들이 겸손해지는 유일한 시기가 바로 이때다. 이 기간 중엔 비행기도 호텔도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라마단 기간 모든 상가 문 닫을까 염려하지 마세요!
라마단 특수를 놓칠 세라 급하게 이틀 전에 예약을 하고 나니 음식이 걱정이었다. 우리는 아이도 있는데 급하게 배가 고프다고 하면 어떡하지? 어디서 먹지? 호텔 내부 식당은 문을 연다고 했으니 괜찮을 거야… 사실 걱정만 했지, 대책은 없이 비행기에 올라탔고, 이스탄불 아타투르크 공항에 내려 공항버스를 타고 호텔이 있는 신시가지로 이동할 때가지만 해도 그 걱정은 계속됐다.
그러나, 도착한 그날 저녁 시내의 모든 식당과 상점, 쇼핑몰, 심지어 길거리 노상까지 활발하게 영업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그 걱정을 비로소 내려놓았다.
이 기회에 라마단 기간에 우리와 같은 걱정으로 터키 여행을 주저하는 분이 있다면 그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꼭 말씀 드리고 싶다. 걱정은 커녕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호텔에 묵으며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관광을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추천하고 싶은 마음. ‘좋아요’ 10번 누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