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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서 냉기 내뿜는 독특한 현상 ‘풍혈’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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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서 냉기 내뿜는 독특한 현상 ‘풍혈’ 포착
  • 이태형 기자
  • 승인 2017.07.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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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골) 지역에서 냉기가 흘러나오는 모습. 바위 틈에서 흘러나온 냉기가 습하고 뜨거운 공기와 만나 국지적으로 안개가 생기는 현상이다. /국립수목원 제공

[투어코리아]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 정선에서 냉기가 내뿜어 나오는 독특한 현상 ‘풍혈’이 포착됐다.

일명 얼음골로 불리는 ‘풍혈’은 크고 작은 돌들이 깔려 있는 산비탈(너덜지대)와 그 지하에 저장되어 있던 냉기가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발생하는 미기상학적 현상이 합쳐져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일 년 내내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바람이 불어, 여름에는 찬 공기가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이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덥고 습한 산바람이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풍혈의 바위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를 갑자기 만나면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풍혈은 습하고 무더운 여름에 갑자기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일시적으로 안개가 발생하는 현상과 같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국립수목원은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 알려진 25개의 풍혈에 대한 특징과 형태, 인근에 자생하는 식물을 발표한 바 있어, 더 많은 풍혈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풍혈의 시원한 환경은 최근 들어 뜨거워지는 우리나라 기후에 수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일반 식물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풍혈 주변 지역은 일반 지역보다 꽃이 피는 시기 또는 열매를 맺는 시기 등에 변이가 많아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변이가 높아질수록 종자 산포 시기, 식물을 이용하는 곤충 등 야생 동물이 방문할 수 있는 시기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뚝지치, 월귤, 흰인가목, 참골담초 등 한랭한 북부 또는 고산 지역에서 주로 관찰되는 자생식물들이 낮은 해발 고도의 풍혈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풍혈 지역이 피서지로 알려지면서 풍혈에서만 나타나는 희귀식물이 사라지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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