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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궁전에서 만나는 이란 역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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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궁전에서 만나는 이란 역사의 두 얼굴
  • 이경아 해외통신원
  • 승인 2017.04.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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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이야기의 땅 ‘이란’... 베일에 가려졌던 매력을 만나다!②
▲ 사드아바드 궁전 내 초록궁전의 외관

[투어코리아] 팔라디움 몰이 있는 테헤란 북부까지 왔다면 근처에 위치한 사드아바드 궁전을 지나칠 수 없다. 1794년 카자르 왕조 때부터 팔레비 왕조를 거쳐 1979년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왕실 가족의 궁으로 사용되었던 이 곳은 혁명 이후에는 박물관 겸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이란식 정원이 매우 잘 가꿔져 있어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 규모 또한 엄청 커서 동서남북으로 8개의 입구가 위치하며 내부 건물도 왕실가족이 거주하던 하얀 궁전과 초록 궁전을 비롯해 왕실의 식사를 담당하던 부엌이나 자동차 보관실, 시종들의 거처 등 18개에 달하는 건물들이 각 특성에 맞는 박물관으로 변모했다.

▲ 사드아바드 궁전의 핵심 볼거리인 하얀 궁전의 내부

여기서 잠깐! 이란의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입장권을 살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이란에서는 같은 박물관 안에 있는 건물이라도 각각의 건물마다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 물론 박물관 전체 입장료는 별도다.

예를 들어 사드아바드 궁전에서 하얀 궁전과 초록 궁전 2군데를 둘러보고 싶다면 사드아바드 궁전 입장료 15만 리얄과 하얀 궁전 입장료 15만 리얄 그리고 초록 궁전 입장료 15만 리얄까지 다해서 총 45만 리얄, 한화로 약 15,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 사드아바드 궁전의 핵심 볼거리인 하얀 궁전의 내부

또한 각 박물관마다 입장권 금액도 차이가 있으니 매표소에서 어디를 구경할지 신중하게 고민한 후 표를 구입해야 한다.

자- 표 구입까지 마쳤다면 이제 드디어 입장이다. 궁 안으로 들어가면 키가 큰 플라타너스 나무들로 빼곡한데, 흡사 광릉수목원에 온 듯한 느낌이다. 테헤란에서 보기 드물게 공기가 좋은 곳으로 손꼽히고 그래서인지 연인 사이나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다. 사진 출사 장소로도 인기란다.

▲ 사드아바드 궁전 내부.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가 잘 정돈되어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산책하기 좋다.

입구에서 조금 더 걷다 보면 보이는 하얀색 건물이 사드아바드의 핵심, 하얀 궁전이다.

팔레비 왕의 외빈 접견실과 식당, 왕과 왕비가 사용하던 침실 등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아 의미가 있고 팔레비 2세의 왕비인 파라 왕비가 직접 챙겼다는 내부 인테리어는 지금 봐도 촌스러운 느낌 하나 없이 호화로워 눈이 즐겁다.

▲ 사드아바드 궁전(Saad Abad Palace) 내부 ⓒ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

유럽의 어느 나라 못지않게 화려했다는 이란의 과거를 뒤로하고 궁전 밖으로 나오면 이번엔 전혀 다른 색깔의 또 다른 과거와 마주치게 된다. 바로 다리만 남아있는 팔레비 레자 샤 왕의 동상이다.

위풍당당하던 왕의 동상은 이슬람 혁명 당시 시민 혁명대에 의해 몸통이 산산조각 나고 장화를 신은 다리부분만 남아 아직도 그 자리에 서있다.

▲ 사드아바드 내 하얀궁전 앞에 서있는 팔라비 왕의 동상. 이슬람 혁명 당시 파손되어 장화부분만 남겨져 있다.

나의 이란 친구는 “We kicked him off.”라고 말하며 부패한 왕조에 하이킥을 날린 그 당시 이란인들의 용기와 결단력을 높이 치켜세웠지만 오히려 난 이 동상을 멀리 치우지 않고 일부라도 남겨 세워둔 현재의 이란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것은 앞으로도 존재할 기득권층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과거의 전처를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결의 때문이었으리라. 혁명이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잘린 다리 동상마저 평화로운 궁전, 아니 박물관이다.

▲ 사드아바드 궁전을 구경하다 힘들면 카페 등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넓은 박물관을 다니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야외 카페도 2군데가 있으니 잠시 풍경을 즐겨도 좋다. 참고로 커피 보다는 차 종류가 낫고 간단한 식사도 곁들일 수 있다.

테헤란에는 사드아바드 궁전 외에도 니어바란과 골레스탄 궁이 볼만한 궁전으로 꼽히는데. 니어바란 궁전은 사드아바드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이곳 역시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한다. 또한 팔레비 왕조의 왕자와 공주의 방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 니어바란 궁전 내부에 걸려있는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비, 파라와 왕자, 공주의 초상화
▲ 골레스탄 궁의 내부

이경아 통신원은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지난 2016년 여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정착했다. 해외여행에 필수라는 현지어 문장들- “얼마입니까?”, “너무 비싸요”등의 간단한 문장조차 알지 못한 채, 그것도 하필 4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 도착해서는 내 인생 가장 ‘뜨겁고 핫한’시간을 보냈고, 얼마 전, 드디어 첫 새해(3월)를 맞이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한국어로 된 이란 여행책 한 권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엔 여러 여행사에서 패키지상품도 내놓는 등 이란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도 늘어가는 추세다. 그런 이들이 조금의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이란을 만날 수 있도록, 생생한 이란 체류기를 담아 이란을 소개한다. 다음호(5월)에는 이란의 음식·카펫 문화를 전할 예정이다.

▲ 사드아바드 궁전 내부. 오래된 플라타너스 나무가 잘 정돈되어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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