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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고원 도시②...그림 같은 낭만도시 ‘달랏(Da 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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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고원 도시②...그림 같은 낭만도시 ‘달랏(Da Lat)’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17.02.2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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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목쩌우'와 남부 '달랏'
▲ 랑비앙 산

[투어코리아] 베트남 남부 지방의 달랏(Da Lat)은 해발 1,500m 지역에 위치한 고원도시로, 곳곳에 폭포와 호수가 있으며 푸른 숲과 정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대 휴양지로 개발돼 주택이나 도심지 건물, 리조트 등이 대체로 유럽풍을 띠고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가 넘친다.

게다가 일년 내내 18~23도의 온화한 기온을 유지, 신혼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도시를 감싼 소나무 숲, 새벽의 안개, 밤의 서늘함 등은 낭만 가득한 그림 같은 도시 ‘달랏’의 매력을 더해준다.

▲ 달랏 시내 전경

 

* 달랏의 첫 인상 ‘민트 아이스크림의 달달함’

달랏의 매력을 만나러 지난 2016년 11월 29일,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달랏행 비행기를 탔다. 이후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미니버스가 있어서 그걸 이용했다. 우선, 한 카페로 가서 달랏의 명소를 물어보기로 했다. 상호는 ‘렌스’였다. 커피와 음료는 기본이고 식사까지 파는 곳이었는데 널따란 면적에 수많은 사람들이 운치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4만동(한화 약 2천원) 하는 민트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봄 날씨에다 주변 풍광의 멋스러움까지 더해져 맛은 환상이었다.

▲ 렌스 카페와 민트 아이스크림

렌스 직원의 도움을 받아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은 뒤, 4시간에 40만동(한화 약 2만원)을 지불하고 택시투어를 했다. 달랏역은 1938년에 건설되었다고 한다. 내부에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달려 있을 정도로 멋진 철도역이다. 지금은 기차가 운행하지 않고 수많은 관광객이 들르는 코스로 자리매김했으며, 2001년 역사 건축물로 지정 받은 곳이다.

 

* 기차역에서 손가방 분실해 식은땀 흘리던 일마저도 ‘추억’이 되다!

기차 역사 안에는 기념품 가게 등 구경거리가 많았다. 지갑과 여권 등이 들어 있는 작은 손가방을 어딘가에 놓은 채 나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차를 배경으로 여기저기서 셔터를 누르다가 역전에서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5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때서야 손가방이 없다는 걸 알았다.

▲ 달랏역 안의 가게

여러 나라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곳이기에 잃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허겁지겁 걸어 다니며 분실물을 찾으려 눈을 부릅떴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여권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이 되었다. 부랴부랴 역사 안으로 뛰어갔더니 상인 한 명이 찾는 게 이거냐며 손가방을 전해 주었다. 가방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해 보라고도 했다.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택시에 오른 나는 그제서야 가방을 열어보았다. 그대로였다. 만약에 지갑은 그렇더라도 여권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저 그 베트남 상인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 손색없는 ‘커피농장’

베트남은 세계 1위를 넘볼 정도의 커피 생산국이다. 프랑스는 1850년경부터 달랏을 포함한 몇 곳에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커피생육에 알맞은 토질과 기후조건을 갖추었다.

그런 만큼 달랏의 커피 농장은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커피농장은 생각보다 컸으며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공간을 구비했다. 커피를 주문해 마시면서 대화하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었다.

▲ 커피 꽃과 열매

사람 키와 비슷한 커피나무를 처음 본 나는 붉게 작 익은 커피 열매도 찍고, 하얀 색의 커피 꽃도 카메라에 담았다. 여기서 야생 사향고양이인 ‘루왁’도 보았다. 그 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씨를 모아 만든 게 ‘루왁커피’라는데 일반 커피에 비해 비쌌다.

 

* 달랏의 지붕 ‘랑비앙 산’

1,950m의 랑비앙 산에 가려면, 지프를 이용해야 한다. 이 산은 ‘달랏의 지붕’으로도 불린다.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시려고 걸어서 올라가다가 지치기 십상이다. 지프를 타고 올라가면서 주위에 산재한 소나무를 보면, 그냥 기분이 상쾌하다.

▲ 랑비앙 산 정상

산정에는 젊은 남녀가 약간 거리를 둔 채 손을 잡고 있는 조형물이 보인다. ‘랑(Lang)’과 ‘비앙(Biang)’이라는 총각과 처녀가 있었으나 서로 다른 민족이어서 결혼을 할 수 없게 되자 이 둘은 동반자살을 택했다고 한다. 이후 딸의 아버지는 뒤늦게 후회하면서 두 민족 간의 결혼을 허락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 랑비앙 산 초입의 지프

 

* 달랏의 상징 ‘쑤언흐엉 호수’와 ‘달랏 화원’

시내 중심에 자리한 쑤언흐엉 호수는 하노이의 ‘서호’보다는 작지만 한 바퀴를 돌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달랏의 상징인 이 호수는 새벽과 황혼녘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행자가 시간을 투자해 일주를 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시내에서 약 2㎞ 떨어져 있는 달랏 화원은 장미를 비롯한 각 나라의 꽃 수백 종을 전시하고 있었다. 또 다른 명소로는 바오다이 별장을 꼽을 수 있다.

▲ 달랏의 상징 '쑤언흐엉 호수'

한편, 달랏 중심부에 위치한 재래시장은 밤이 되면 화려한 변신을 하기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린다. 특산물인 딸기를 포함한 과일, 커피 등을 싸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출출한 배를 요기할 수 있는 음식들이 넘쳐난다.

지금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베트남 여행지를 꼽으라면 북부는 하롱베이, 중부는 다낭이다. 그러나 여행객들이여, 기회가 된다면 북부의 목쩌우와 호치민에서 비교적 가까운 달랏을 찾으라! ‘에버그린’이 주는 색다름과 민트 아이스크림이 주는 부드러움을 놓치지 않기를. 이곳에 가면 당신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게 만
들어 줄 색다른 무엇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달랏 화원
▲ 달랏 야시장 전경
▲ 베트남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고원 도시 ‘목쩌우’와 ‘달랏’을 소개한 최홍길은 현재 서울 선정고 교사이다.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베트남 하노이의 ‘응우옌 주’ 중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하면서 ‘목쩌우’와 ‘달랏’을 여행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사랑은 많은데 참사랑이 없다’를 비롯해 ‘한국단편소설 베스트37’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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