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온 산이 색동저고리를 입은 듯 울긋불긋하고, 들판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다보니 가는 곳마다 맛깔스런 음식이 넘쳐난다. 이 계절을 건너뛴다면 어느 계절에 여행을 떠난단 말인가. 가을에 관광객이 유달리 많은 것도 이런 연유가 아닐까 한다. 이 계절이 다가기 전에 낭만이 깃든 다양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충남지역으로 여행길을 잡아봤다.
오서산 은빛 억새에 빠져들다!
충남 서해안의 명산인 오서산(해발 791m충남 보령)의 가을은 억새가 절정이다. 10월 중순이면 정상부에 하얀 물결이 약 2km 가량 펼쳐지는데, 바람이 불면 하늘거리는 풍광이 보는 이의 얼을 쏙 빼놓는다.
이러한 억새 광경을 보고 사람들은 오서산 정상에 오르면 두 개의 바다를 만난다고들 한다. 하나는 바람결에 일렁이는 하얀 솜털의 억새 바다이고, 다른 하나는 멀리 굽어보는 서해(西海)이다.
오서산 억새는 10월 중순경 최고 절정을 이루고, 11월초까지 능선에는 은빛 물결의 수채화를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서산 억새는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다. 어떤 이들은 목화밭 같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은갈치 떼가 헤엄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서산의 또 다른 이름은 ‘서해의 등대산’인데, 서해 인근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안의 크고 작은 섬들과 바다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고,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은빛물결과 색체의 마술을 부려 황홀감을 더해준다.
오서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4가지 코스가 있는데,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는 보령시 청라면의 오서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정상까지 거리는 왕복 4.8㎞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오서산 억새를 감상한 뒤 대천항, 무창포항, 오천항을 찾으면 꽃게와 대하, 전어, 키조개 등의 제철 별미가 입을 즐겁게 한다.
영화 속 장면으로 빠져드는 신성리 갈대밭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봄을 제외하면 언제든 찾아와도 운치 있지만, 특히 11월은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이 때쯤 신성리 갈대밭은 은빛으로 채워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 길이 1.2km에 이르는 천연습지로 전국 4대 갈대밭 중 하나다. 20㏊ 규모의 갈대밭에는 산책길이 나 있는데, 3m가 넘는 크기의 큰 갈대숲을 지날 때면 마치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듯 한 느낌이다.
금강에서 바람이 불 때면 갈대 잎들이 서로 부벼대 ‘스르륵~ 스르륵~’ 연주를 하는데, 은빛 물결의 수채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갈대밭에서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일제히 날아올라 허공을 화폭 삼아 벌이는 군무가 경이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해가진 뒤 달빛아래 펼쳐지는 갈대밭의 야경은 낮과는 사뭇 다른 신비로운 매력을 더해 준다.
단풍이 아름다운 ‘한국의 알프스’ 칠갑산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충남 청양의 칠갑산(해발561m. 도립공원)은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빼어난 비경을 간직하고 있고 맑은 물과 아름다운 새소리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칠갑산은 사계절 중 가을철 산행이 으뜸인데, 단풍 향연을 만끽하며 산행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지녔다. 등산로도 잘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산행 초보자 할 것 없이 손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장곡사의 장승공원과 칠갑산 자연휴양림, 구기자타운 등은 산행을 마친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천장호 출렁다리(길이 207m, 폭 1.5m)는 칠갑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조화를 이뤄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칠갑산 등산로와 연결돼 있다 보니, 칠갑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중심부에선 30~50cm까지 출렁임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롭고 아찔한 스릴감을 제공한다.
칠갑산천문대는 국내 최대의 굴절망원경과 적외선 망원경, 최고급 사양의 영상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을밤 온 가족이 즐거운 별나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 한 방에 날려주는 온양·도고·아산온천
찬바람이 불고 몸이 피곤할 때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온천이다. 따끈한 온천욕에 몸을 담그면 일상의 피로가 싹 날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온천도시로 충남 아산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는 1300년의 역사 속에 수많은 임금들이 애용했다는 ‘온양온천’과 동양 4대 유황온천인 ‘도고온천’, 중탄산나트륨을 포함한 알칼리성온천인 ‘아산온천’이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온양온천은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왕실온천으로 백제, 통일신라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세종, 세조, 현종, 영조, 정조 등 여러 임금들이 온궁을 짓고 휴양이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머물렀다고 한다. 온양온천의 온천수는 58도 내외의 고열로 마니타온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각종 성인병과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고온천은 신라시대부터 약수로 애용해오던 곳을 200여 년 전에 온천으로 개발한 것이다. 도고온천은 동양 4대 유황온천 중 하나로, 2009년 행정안전부와 충남도지
사, 아산시로부터 ‘국민 보양온천’으로 인정받았다.
도고온천 온천수는 수소이온 농도가 8.7에 이르고 규산, 나트륨, 마그네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경통, 피부병, 위장병, 관절염, 류마티즘, 부인병,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아산온천의 온천수는 중수산나트륨의 알칼리성으로 인체에 좋은 20여 가지 성분이 들어 있다. 이곳에 몸을 담그면 혈액순환, 신경통, 관절염, 고혈압, 위장병, 풍 등 각종 성인병은 물론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아울러 주변이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삼림욕까지 겸할 수 있는 다용도 온천이다.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덕산온천
충남 예산도 온천으로 잘 알려진 고장이다. 이곳의 덕산온천은 역사가 600년에 이른다. 덕산온천은 ‘학 한마리가 날아와 다친 날개와 다리를 깨끗이 치유하고 날아갔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으로, 조선말 순조 임금 때부터 온천수의 효험이 널리 알려져 전국 각처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와 초막을 짓고 목욕을 하며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덕산온천은 비록 인근의 온양온천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수질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덕산온천수는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덕산온천 수질은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45도 이상의 천연 중탄산나트륨으로 근육통과 관절염, 신경
통, 혈액순환촉진, 피하지방제거와 세포 재생을 촉진시켜주는 보양 온천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연중 250만 명이 덕산온천을 찾고 있다.
던산온천은 예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온천장 7개소와 관광호텔 2곳, 일반호텔 1곳 등 50여 개의 숙박업소 및 각종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접근성도 좋아 지난 10월 21~30일에는 대한민국 온천 대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겨울 진객을 통해 배우는 서천-군산 금강철새여행
11월 18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새들의 휴식지 금강호 일원의 서천 조류생태전시관과 금강철새조망대, 습지생태공원일원에서 ‘2016 서천-군산 금강철새여행’이 시
작된다.
군산시와 공동으로 2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금강철새여행의 주인공은 겨울진객 철새들이다. 축제는 탐조투어, 철새먹이주기, 생태둥지 만들기, 금강호 철새그림그리기 대회, 습지 퍼즐놀이 등 철새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적인 체험활동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사람과 자연의 공존 필요성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꾸며진다. 특히 신성리 갈대밭을 투어 하는 탐조투어는 다양한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금강하구는 해마다 전 세계에 2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희귀 새인 넓적부리도 요새를 비롯해 수십만 마리의 군무로 유명한 가창오리와 검은머리물떼새, 개리 등 다양한 겨울 철새 이동 중간기착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사진 충남도청, 보령시, 서산시, 예산군, 서천군, 청양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