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 을미사변(1895) 이후 일본 감시를 피해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인 ‘아관(俄館)’으로 거처 옮길 때 이동한 길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왕의 길)이 복원된다.
아관파천은 고종이 1896년 2월 11일부터 1897년 2월 20일까지 러시아공사관인 ‘아관(俄館)’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으로, 대한제국 시기에 미국공사관이 제작한 정동지도에는 선원전과 현 미국대사관 사이의 작은 길을 ‘왕의 길(King's Road)로 표시하고 있다.
‘고종의 길’ 복원은 2011년 정동부지 교환 시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미국 대사관저와 덕수궁 선원전 부지 사이에 경계벽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무부 재외공관관리국(Bureau of Overseas Buildings Operation)이 현지조사 등 총 4차례의 설계 검토과정을 거쳐 지난 6월 설계안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문화재청은 오는 9월 ‘고종의 길’ 복원사업을 착공해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고종의 길’ 복원과 함께 정동부지에 선원전(璿源殿) 영역의 복원도 시행된다. 문화재청은 ▲역대 왕의 어진(초상화)을 봉안한 건물 ‘진전(眞殿)’인 선원전, ▲왕·왕비 시신을 모셔둔 ‘빈전(殯殿)’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발인 부묘 전까지 후 신주(神主)를 모셔둔 ‘혼전(魂殿)’인 흥복전 등을 복원할 계획이며, 주요 전각을 비롯한 부속건물과 배후숲(상림원), 지형, 궁장 등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중요한 건물이었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타버리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로 옮겨 1901년에 복원됐다. 이후 고종황제가 승하하자 그 이듬해인 1920년부터 일제에 의해 해체, 철거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해방 이후에는 해당 부지(수어청자리)는 경기여고 부지로 한동안 사용되다가 이후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유지되어 왔는데,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를 만들기 위해 실시한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교환하기로 합의된 바 있고, 2011년에 한국으로 소유권이 다시 이전됐다.
이후 문화재청은 ‘덕수궁 복원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이 계획에 따라 선원전 고종의 길, 조원문 및 흥덕전, 흥복전, 선원전 상림원 등이 복원 정비된다. 덕수궁 복원 종합정비는 2039년까지 약 5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3단계로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