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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모양의 으뜸산 ‘무지산 한국길’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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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모양의 으뜸산 ‘무지산 한국길’에 가다!
  • 조성란 기자
  • 승인 2016.01.0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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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 소나무, 흙길능선 어우러진 풍경 ‘설악산 공룡능선’과 비슷
 

[투어코리아] 사람 손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시골 고향마을 같은 푸근한 인심이 빛을 발했던 ‘무지산(拇指山 412m)’. 중국 산둥성(山東省) 옌타이(煙臺 연태)시와 웨이하이(威海 위해)시의 경계에 자리 잡은 무지산은 멀리서보면 그 모양이 엄지손가락 모양이라는 것이 특징.

암봉능선과 수많은 산봉우리가 첩첩히 펼쳐져 장관을 이루는 모습은 그야 말로 으뜸이다. 특히 한국등산객들이 좋아하는 바위와 흙길, 돌길 등 자연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 무지산 한국길은 기암괴석 암봉과 소나무, 흙길능선이 어우러져 아늑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무지봉이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설악산 공룡능선’ 축소판 같은 무지산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러왔다는 전설로 유명한 곤유산 자락 72개 봉우리 중 하나다. 이 곳에 인위적인 계단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흙길과 암봉능선을 따라가며 수많은 산봉우리가 펼치는 멋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무지산 한국길’이 생겼다.

 

지난해(2015년) 11월 23일 한국산대장들과 중국인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지산 한국길 개통식’을 갖고 개통 기념 트레킹에 나섰다. 무지산 한국길은 산둥성 내에 태산, 구선산, 노산, 철차산, 용척산 등에 이은 여섯 번째 한국길이다.

무지산 한국길 트레킹 코스는 단이산 마을에서 출발, 노검바위, 거북바위, 명대성벽, 단이산, 무지산 마당바위 등을 거쳐 다시 단이산 마을로 돌아오는 4시간 30분 코스(8km)다.

 
 

사람을 들었다 놨다 묘한 매력 갖춘 ‘무지산’

무지산은 고향 뒷산처럼 편안하게 감싸주고 다독여주는 듯 하다가 때론 안간힘을 써 바위를 오르게 해 긴장감을 주는 등 산에 오르는 이들을 들어다 놨다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산이다.

트레킹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단이산 마을’에서 시작됐다. 겨울을 재촉하는 듯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예상외로 날씨가 쌀쌀했다. 이래서 산에 갈 땐 여벌 옷, 장갑 등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모양이다.

산에 오르면 몸 온도가 올라 따뜻해질 거라고는 생각과는 달리 추위에 온 몸에 웅크러지고 몸에 힘이 들어갔다. 얼른 점퍼 속에 옷을 하나 더 껴입고 나서야 발걸음을 땔 수 있었다.

▲ 등산 초입길, 폭신한 길과 시골길 같은 풍경이 반갑다

농촌 풍경과 뾰족 솟은 바위산인 무지산을 조망하면서 산행을 시작하니, 사과밭 사이 길로 완만하고 편안한 길이 약 30분 간 이어졌다. 부드러운 흙길에 자신감이 붙어갈 쯤 노검바위가 나와 순식간에 긴장하게 만들었다.

바위에 설치된 로프를 양손으로 잡고 좁고 가파른 바위를 한 발 한발 내딛는 발
걸음이 조심스럽다. 노검바위 중간에는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 있는 바위가 있어,
산악인들은 그 구멍 사이에 얼굴을 내밀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재미를 누리는데,
오르는 것만으로 벅찬 기자는 카메라 들 여유조차 없이 그저 올라가기 바빴다.

 
▲ 노검바위 포토존

힘겹게 노검바위를 지나 노검봉에 오르니 첩첩 산봉우리들과 시골 마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노검봉을 지나면 2개의 큰 바위가 나오고, 그 곳을 지나면 거북바위 능선이 이어진다. 흙길이 아닌 바위 위를 내딛는 길이 계속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바위길이면 온 몸이 굳고 다리가 부들부들 떨어 발걸음을 떼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많은 발전인 셈이다. 거북 모양의 바위와 그 뒤로 수많은 암봉들의 파노라마까지 눈에 담는 여유까지 있으니 말이다.

 

자연 속 사람 점점이 ‘꽃’이 되다!

거북바위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곤유산 산맥이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져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넓은 조망 능선지대를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 한 30분 정도 앞서서 가고 있는 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절벽 협곡이 아찔하게 펼쳐지고, 그 위로 여인네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닮은 유방 바위를 로프를 잡고 오르는 이들이 점처럼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꽃 같았다. 사람이 그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자연에 그대로 동화돼 녹아들어가는 모습이 자연 절경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좀 넘은 시간. 잠시 숨 돌리며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을 맞으니 ‘아~ 좋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곧 바위 틈새 로프를 잡고 오를 생각에 잠시 막막해 지기도 했다. 유방 바
위 로프 구간을 지나고 나면 또다시 아기자기한 암릉이 만든 멋진 풍경이 펼쳐진
다. 암릉을 지나면 두 마리 두꺼비가 서로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는 듯한 두꺼비
사랑 바위가 눈길을 끈다.

 

바위 길의 힘들었던 여정을 다독여주듯 완만한 소나무 숲길과 옛 성벽길을 따라 걷는 흙길이 이어진다. 명나라 시대 왜적을 방어하기 위해 쌓아 놓은 ‘명대성벽’으로, 만리장성처럼 벽돌로 쌓지 않고 한국의 옛 성벽처럼 돌로 쌓아올린 성벽이다.

성벽길 따라 가는데 동행자 중 한 분이 이 성벽은 명나라때 성벽이 아니라 산둥지역이 백제의 영향권에 있었을 당시 백제가 쌓아올린 성벽이라고 이야기 했다. 역사적 지식이 얕아 제대로 알지 못하니 뭐라 아는 체 할 수 없고 그냥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나지막한 성벽길 끄트머리에는 사람의 옆얼굴 같은 ‘단이산’이 자리하고 있다. 단이산을 우회해 숲길을 걷다보니 엄지손가락을 쏙 빼어 닮은 무지산이 저 앞에 보인다.

무지산 봉우리를 이정표 삼아 완만한 숲길을 조금 더 걷다보니 무지산 봉우리 조망이 확 트이는 널따란 전망대가 나온다.

성벽길 끄트머리에는 ‘단이산’이 자리하고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2시간 좀 넘은 시각, 무지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이 곳 저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더니 삼삼오오 모여 앉아 챙겨온 간식을 나눠먹는다.

무지산과 그 아래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따뜻한 커피 한잔 먹으니 산행의 피로가 확 날아 갈만큼 꿀맛이다. 정상은 저 앞에 보이지만 벌써 정산에 오른
듯한 감동이 솟구친다. 그러나 아직 2시간여는 더 산행을 해야 하니 절반정도 밖에 오지 않은 셈.

 
▲ 사람 옆 얼굴 모습 단이산

손 내밀고 잡아주는 ‘정’이 듬뿍

휴식 후 완만한 길이 이어지나 싶더니 역시 바위를 기어올라야 하는 험준한 길도 이어진다. 한국길을 만들면서 단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등산객들이 발 디딜 수 있도록 파놓은 바위 홈이 있었지만, 여자가 오르기엔 폭이 다소 넓어 양손을 다 사용하고 기어올라도 오르기 힘든 구간도 나왔다. 숏다리의 비애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결국 뒤에서 엉덩이를 받쳐 주고 밀어주고 나서야 겨우 오를 수 있었던 것.

 

산행을 함께 하는 이들은 매순간 선뜻 손을 내밀고 잡아주는 ‘정’이 몸에 듬뿍 배어 있었다. 산 좋아 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고, 이렇게 서로에게 손 내밀 준비가 항상 돼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사람들이 산행에 빠지나보자.

그러나 이번 산행에선 아쉽게 정상을 밟지 못했다. 힘겹게 오르다보니 다른 이들보다 어느새 30분에서 1시간 정도 뒤쳐졌기에 가이드가 오르는 걸 만류했다. 시간이 너무 지체돼서 정상을 갔다가는 배 떠난다고. 게다가 가랑비가 내린 뒤라 바위 구간이 미끄러워 초보자가 타이겐 힘들 수 있다고.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정상에 올라갔다 오는 사람들을 사진에 담으려 몇 걸음 내딛는데, 뒤에서 “진흙길이라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라고 소리 지른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넘어지며 꽈당 엉덩방아를 찧었다.

무지산 정상에 오르면 수많은 산봉우리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날이 흐려 조망권이 확 트이진 못하고, 대신 운무로 뒤덮인 운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정상에서 내려온 이들과 합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무지산 정상에서 칼날바위같은 바위능선을 넘어 소나무 숲을 지나면 전망이 뛰어난 마당바위에 도착한다. 마당바위 전망대에 서면 바위 능선이 좌우로 날개처럼 펼쳐지고, 그 가운데로 평온한 농촌 마을을 품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마당바위에서 가파르게 내려와 다시 너럭바위 조망대에 올라 편안한 휴식 후 협곡 아래로 내려오면 마을길로 이어진다.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것보다 더 조심스러워 한발 한발 신중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예상치 못한 무지산 산행의 기쁨 ‘시골 마을 인심’
무지산을 내려오면 사과밭 길과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시골길이 이어져 정겹다.
특히 때 묻지 않은 농촌마을의 훈훈한 인심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은 무지산 산행의 예기치 못한 행복이었다.

다소 무뚝뚝해 선뜻 웃음을 날리진 않지만 주름진 손으로 수십 명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사과를 하나씩 나눠주던 단이산 마을 사람들의 인정은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 산을 내려오면 사과밭이 펼쳐져 있어 푸근하다
 
 
 
 

<취재협조 산악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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