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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에서 만난 ‘한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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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에서 만난 ‘한국길’
  • 김응구 기자
  • 승인 2015.10.1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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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기봉 틈을 비집고 오르는 ‘철차산 무지산’ 등반기
철차산 등반 중

[투어코리아] 지난 8월 28~31일까지 3박4일간 중국 산동성에서 철차산(鐵嵯山)과 무지산(拇指山)의 ‘한국길’ 트레킹이 펼쳐졌다. 이번 트레킹은 부천시등산연합회 회원 등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여명의 산악인들이 일정을 함께했다.

한국길이란 한국산처럼 등산객들이 흙과 바위를 밟으며 오르도록 중국산의 흙길과 오솔길 등을 이어 만든 등산로를 말한다. 중국의 산들은 대부분 등산로가 따로 없다.

 

화강암 덩어리가 겹겹이 쌓인 철차산

철차산은 한국과 가까운 산동반도 동쪽 끝 영성시(룽청시)의 석도(石島) 바닷가에 자리한 기암기봉(奇巖奇峰)의 산이다. 주봉은 청량정(539m)이다. 1992년 중국 임업부가 ‘국가급 삼림공원’으로 지정했다.

철차산은 바다와 붙어 있어 해무(海霧)가 자주 끼는데, 무척 아름답다. 인터넷에서 철차산을 검색하면 해무에 휘덮인 철차산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불어 웅장한 화강암 덩어리가 겹겹이 쌓여있어 많은 등산가들이 선호한다.

 

철차산은 아홉 개의 봉우리가 배(船) 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이 아홉개 산봉우리가 마치 바다 위에 뜬 아홉 척의 배와 그 모습이 비슷하다 해서 ‘9정 철차산’이라고도 부른다.

철차산 한국길은 시작부터 산 중턱 안부까지 경사진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간다. 비교적 편안히 오를 수 있다. 마침 이날 중국 산동성과 위해시 방송국에서 우리의 산행을 취재하고자 나왔는데, 리포터와 촬영기자 몇몇은 거의 중턱까지 한국길을 직접 체험했다.

 

산행 시작 후 40분쯤 지나자 첫 번째 휴식 시간이 찾아왔다. 이때 중국인 기자 중 한 명이 기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그들에게 “흙길과 암벽을 직접 밟아가며 산에 오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산행”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찰라 같은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중턱 안부에 다다르자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곧 산봉우리가 웅장한 철차산 사모바위봉에 이르렀다. 인솔자의 얘기를 들으니 북한산의 사모바위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했다.

 

산 중턱의 안부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아름다운 적갈색의 화강암 바위로 돼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말에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이후 너럭바위 전망대에 오르자 사방으로 철차산의 멋진 기암기석과 기암기봉들이 맘껏 펼쳐져 있었다.

마침내 기암괴석의 화강암으로 이뤄진 청량정 정상에 오르면 주위의 멋진 산봉우리와 해안선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그곳에 서니 마치 내가 신선이 된 듯하다. 그러나 청량정 정상은 공간이 좁은 바위로 돼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화강암이 넓게 펼쳐진 쥐바위 능선을 따라가게 된다. 이쯤 되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도 기자에겐 만만치 않았다. 몇몇 곳은 아직 길이 덜 다듬어져 경험 많은 산악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의지하고 배려하면서 ‘하나’가 되어 감을 그제야 느끼게 됐다.

하산 길에도 철차산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멈추지 않았다. 천천히 감상하며 계곡으로 내려오니 어느덧 마을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철차산 한국길의 산행이 마감됐다.

◇ 주요 코스 : 철차산 입구~사모바위봉 전망대~너럭바위 전망대~청량정~쥐바위 능선~하산(7㎞, 4시간)

철차산 한국길 오픈식

 

한국의 북한산과 비슷한 무지산

산동반도 연태시(煙臺市)에 위치한 무지산(拇指山 412m)은 곤유산(昆嵛山) 산맥에 속해 있다. 암봉(岩峰) 능선과 수많은 산봉우리가 첩첩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는데, 산세(山勢)가 한국의 북한산과 비슷한 편이다.

 

무지산 한국길 산행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단이산에서 시작한다. 이후 30분쯤 오르다 보면 가장 먼저 노검(露脸)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에는 조그마한 구멍이 뚫려 있다. 그곳에 얼굴을 내밀고 사진 찍는 건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무지산 노검바위

노검바위 위를 지나면 두 개의 큰 바위와 마주한다. 그 아래에는 양출동이라는 동굴이 있다. 이곳을 빠져나가 거북바위 능선에 오른다.

거북바위는 엄마 거북이 아기 거북 두 마리를 거느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 바위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곤유산 산맥이 시원스럽게 사방에 펼쳐진 넓은 능선 조망지대를 만난다. 이어 여인의 젖가슴 같은 유방바위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다시 한 번 훌륭한 조망과 마주하게 된다.

 

곧이어 명(明)나라 때 왜적을 방어하기 위해 쌓아놓은 명대성벽(明代城壁)이 나타나며, 그 성벽 앞으로 가면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붓모양의 천필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천필봉에서 능선을 따라 무지산에 오르면 비로소 수많은 산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무지산은 엄지손가락을 쏙 빼닮은 바위봉이다. 중국어로 무지는 엄지손가락이라는 뜻이다. 정상에 오르자 수십 개의 암봉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마침 이때 천둥소리가 몇 번 울리더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들으니 더 크고 무섭게 들렸다. 비는 금세 가라앉았다.

이제 하산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무지산 정상에서 칼날바위 같은 바위능선을 넘어 소나무 숲을 지나면 또 다른 전망을 볼 수 있는 마당바위에 도착한다. 이 바위에 서면 앞쪽과 좌우에 그림처럼 펼쳐진 수많은 봉우리들과 협곡을 볼 수 있다. 마당바위에서 가파르게 내려와 다시 너럭바위 조망대에 오른다. 이곳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한 후 협곡 아래로 내려오면 무지산 한국길 산행이 종료된다.

 

무지산 한국길은 기암괴석의 암봉과 소나무 숲이 함께 어우러진 흙길능선을 따라 편하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계절별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언제든 갈 수 있기도 하다.

◇ 주요 코스 : 주차장~노검바위~양출동~거북바위~유방바위~명대성벽~천필봉~무지산~칼날바위~마당바위~너럭바위~주차장(8㎞, 4시간 30분)

 

<취재협조 산악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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