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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면 창문 넘어 환상의 동화세상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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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면 창문 넘어 환상의 동화세상이 열린다!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5.03.2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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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마현 여행... 난 그 길을 걷고 싶다!
▲세계문화유산 아이노쿠라 합장 촌락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일본 혼슈의 중앙 북부에 위치한 '도야마현'(Toyama, 富山縣)은 삼면이 북알프스 다테야마 연봉 등 험준한 산맥에 둘러싸여 있고 중앙은 일본해를 껴안듯 움푹한 평야가 펼쳐져 있다. 면적은 충남도의 절반(4,247 k㎡) 크기에 15개의 기초자치단체(10개시, 4개 군, 1개구)를 거느리고 있으며, 인구는 110만 명에 약간 못 미친다.

 

도야마현은 역사적으로 제약업이 유명하고, 금속과 전자 부품, 장비 등 금속 제조업이 발달했다. 도야마현의 겨울은 눈이 많아도 너무 많은 곳이다. 특히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폭설이 내린다.

▲세계문화유산 아이노쿠라 합장 촌락

 

블랙라면, 독특한 재료... 맛은 ‘아이짜’
1월 27일, 점심때가 다 되어 도야마 공항에 내렸다. 서울에선 맑았던 하늘이 잔뜩 찌푸린 채 진눈깨비를 뿌렸고, 공항 이곳저곳에는 이미 몇 일전 많은 눈이 쏟아진 듯 모아놓은 눈 더미가 상당했다.

도야마공항을 나와 처음 도착한 곳은 ‘블랙라면’집. ‘라면 색깔이 검어’ 그렇게 부른다는데, 도야마에서 특별한 음식(?)을 맛보고 싶어, 그 집을 골라잡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주방 앞 테이블은 이미 일본 손님들에게 선점당한 상태였다.

▲블랙라면 요리

점심 때가 되기도 했지만, 이 집(이로히 본점)의 블랙라면 맛이 ‘일본 라면 요리 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그랑프리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나다 보니 일본 전역에서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네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다. 나를 비롯해 자리를 함께한 일행들 모두 라면 그릇을 깨끗이 비우지 못했다. 면발은 쫀득했지만, 간장에 끓인 라면 맛이 너무 짰다. ‘라면 맛은 국물 맛’이라던데, 블랙 라면 맛은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블랙라면

 

명품 제조 100년, 장인정신을 만나다!
블랙 라면집을 뒤로하고 찾은 견학 코스는 도야마현 제 2의 도시인 ‘다카오카시’ (高岡)에 위치한 ‘(주)노우사쿠’ . 창업 100년이 넘은 장수기업으로 3대째 가업을 이으며 다양한 비철금속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이다.주력 상품인 종(鐘)과 식기, 화병을 비롯해 500가지가 넘는 제품을 주물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근로자들 태반이 3~40대였다.

▲주석공장 주물 제조

공장 관계자에 따라면 “일본에서도 주물공장은 3D업종에 속하지만, 노우사쿠의 제품이 일본에서 평판이 좋다보니, 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근무하고, 또 찾아온다”고 한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인부들이 용광로에서 시뻘건 쇳물을 받아 틀에 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틀에서 분리한 제품을 깎고 닦아 광을 내는데, 그 모습은 장인(匠人)과 다름없었다. 공장 근로자들이 언뜻 보면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철을 녹인 시뻘건 쇳물이 하나의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 협업이 아주 중요해 보였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중국과 유럽에 수출되기도 한다는데, 장인정신이 깃든 디자인과 기술의 결정체라 그런지 가격이 높았다. 화투짝 절반 크기인 젓가락 받침대 하나가 우리 돈으로 2~3만원, 맥주 컵(200cc)처럼 조금 크다 싶으면 6~7만원이 훌쩍 넘었다. 그러다보니 회사 내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제품은 실컷 구경했지만, 지갑은 쉽게 열 수가 없었다.

 

조동종 불교사원 ‘즈이류사’
두 번째 방문 코스는 ‘즈이류사(瑞龍寺)’. 다카오카시에 위치한 조동종(曹洞宗)의 사찰(寺刹)로 일본 국보이다. 일본 사찰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단청(丹靑)을 하지 않아 어두워 보이는 등 외관의 화려함이 덜하다. 부처님 불상도 모시지 않는다.

 

사찰에 거주하는 스님들은 대처승(帶妻僧:결혼해 아내를 두고 가정 꾸린 승려)으로 세습적 가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법문을 하거나 법당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지도 않는다.

▲즈이류사 사찰

일본 사찰은 우리나라로 치면 사당(祠堂)이나 묘지의 개념이 강하다. 따라서 일본 사찰의 스님들은 묘지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사찰 문이 열려 있다고 해도 덜컥 들어가서는 안된다.

 

즈이류사 역시 불교 사찰과 거리가 멀다. 해설사는 이곳을 “400년 전 창건한 사찰로 일본 영주 ‘마에다 도시나가’(前田利長,가가번 1대 번주)의 무덤이 있고, 그의 명복을 비는 장소”라고 소개 했다. 즈이류사는 야마토(山門:정문),불전. 법당이 중심을 이루고있다.

 

야마토는 이중문(2층 건물로 상층과 하층의 경계에 처마의 돌출을 만든 것)으로 팔작지붕이 특징이며, 불전은 차양 모양의 지붕이 이채롭다. 그 지붕은 본래 감나무였는데, 현재는 연와(鉛瓦)가 얹어져 있다. 내부는 도마(土間)와 마루가 있고 천장 구조재가 보이도록 만든 점, 그리고 기둥이나 창, 문 등의 세부 양식은 전형적인 선종의 형식을 빼닮았다.

 

불전 안에는 석가(釋迦),문수(文殊),보현 보살(普賢)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는데, 300년 전 중국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사찰 담장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고, 입구에서 안쪽으로 세 개의 대문이 연이어 보이는 구조도 일본에서는 즈이류사 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3개의 대문 중에서 첫 번째 문(門)이 유달리 크게 만들어 졌는데, 장군들이 말을 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목욕탕과 화장실 입구에는, 그것들을 지켜준다는 신(神)을 형상화한 동상이 서 있는 것도 우리나라 사찰과는 많이 달랐다.

 

만화로 떠나는 도라에몽 트램
다카오카 중심부로 들어오자 하늘색 바탕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도라에몽’ 트램이 눈에 들어왔다. 다카오카시는 50년 가까이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영화 도라에몽의 원작자 후지코F. 후지오(藤子F. 不二雄, 1933~1996년)의 고향이다.

다카오카시는 후지오씨가 도라에몽 만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심어주려는 꿈, 희망, 우정, 용기, 호기심을 전국에 알리고, 미래에 전하려는 생각에서 이 트램을 운행하게 됐다고 한다.

▲도라에몽 트램

2량짜리 트램은 앞 뒤 유리창과 좌우측을 도라에몽 그림으로 랩핑하고, 차량 안 천장은 대나무 헬리콥터 캐릭터들이 푸른 하늘을 날며 승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비록 짧은 거리였지만 도라에몽 트램 타고 회색 도시를 여행하는 기분은 마치 만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 한 기분이었다. 도라에몽 트램 투어를 마치고 히미시(도야마현 북서부에 위치)로 옮겨 온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히미어시장 방어 경매 모습

생선 맛 좋기로 소문난 히미어항

일본 여행 둘째 날(1월 28일), 동이 트기가 무섭게 히미어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새벽 시간에 수산물 경매기 이뤄지는데, 바닥에 떨어진 생선을 주워 먹으려는 갈매기와 까마귀 떼가 먼저와 창공을 날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히미시의 앞 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이라 어종이 풍부하다. 생선의 신선도가 뛰어나고 맛이 좋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히미항 어시장은 새벽 4~5시가 되면 조업을 나갔던 배들이 속속 복귀하고, 어부들이 잡은 생선이 배에서 내려지면 바로 경매가 시작된다. 이날 아침, 방어 경매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외침은 한국에서 보던 것 그대로였다.

▲히미수산시장

 

<취재협조 도야마현.일본관광신문>

 

(참 좋은 관광뉴스 투어코리아, Tou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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