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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명의 신선이 노닐던 ‘구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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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명의 신선이 노닐던 ‘구선산’
  • 조성란 기자
  • 승인 2015.0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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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의 흥취를 한국식으로 즐기다!
▲소장루전망대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를 연신 외치면서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암봉들이 장관을 이루는 절경에 반해 절로 발걸음을 내딛었던 ‘구선산(九仙山 주셴산)’.하늘이 내린 문장로 칭송받는 중국 송나라 최고의 시인 소동파라‘구선금이압경동(九仙今已壓京東, 구선산은 동부지방 최고의 절경)’이라 노래했던 곳이다.

 

어디 소동파뿐이랴. 수많은 문인문객들이 구선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기묘한 암봉의 아름다움에 9명의 신선이 차를 마시고 시를 쓰며 노닐었다던 그 곳으로 가봤다.

인공적인 계단으로 돼 있는 중국의 주요 명소들과 달리, 자연 그대로의 맛과 멋을 살려 한국식으로 즐기는 등산로 ‘한국길’이 지난 10월 개통, 흙, 풀, 돌, 바위 등 자연의 흥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사실 구선산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중국 산둥성(山東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타이산(泰山 태산)’일 것이다. 천하제일산으로, 중국인들이 살아 생전 꼭 한번 오르고 싶어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산인 탓이다.

 

그러나 7,000여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야 하기에 흙을 밟고 돌부리를 느끼며 자연의 맛을 느끼며 오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산이 좋아 자연이 좋아 산에 오르는 이라면 자연의 흥취를 고스란히 느끼고 싶을 터. 이런 아쉬움에 산악투어 양걸석 대표는 중국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며 추앙하는 태산에 한국길을 지난 2013년 10월 오픈했다. 계단이 아닌 자연의 맛을 즐기며 태산을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태산에 이어 두 번째 한국길이 산둥성 일조시의 구선산(九仙山 주셴산)에 개통됐다. 구선산의 해발은 550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많은 아름다운 암봉들이 멋진 경관을 선사한다. 1억 2,000만년 전 중생대에 융기해 형성된 화강암 암봉들은 숱한 세월과 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져 각양각색의 자연 조각품으로 거듭났다.

▲모운사길 초입. 흙 길 위에 풀들과 낙엽이 깔려 푹신하고, 중간 중간 평평하고 너른 바위들이 박혀 있어 걷기 수월하다.

 

신선 발자취 따라 ‘구선산 한국길’ 오르다

산행의 출발점은 구선산 아래에 자리 잡은 비천호텔(Flying Hotel). ‘구선산 한국길’ 개통식(2014년 10월 27일) 후 첫 발을 뗐다. 호텔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암봉들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며 버티고 있어 등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험준한 산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밀려왔다.

구선산에 오르기 하루 전 올랐던 해발 300m 대의 ‘부산’ 산행의 후유증이랄까. 동네 뒷동산 급이라며 가볍게 몸 풀자고 올랐던 ‘부산’에서 등산 생초보인 기자는 ‘이건 길이 아리라’고 절규하며 까마득한 바위에 발걸음이 얼어붙고 다리가 풀려 시껍했기 때문. 산악전문가와 등산 생초보의 산 난이도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산악투어 양걸석대표. 구선산에 한국길이 만들어지고, 한국인 등산객을 위한 한국어 안내판이 마련됐다.

구선산 한국길 등반도 산악투어 양걸석 대표와 한국 유명 산악회 등산대장 40여명과 함께했다. 높이는 부산보다는 조금 더 높지만 길은 평탄해 오히려 오르기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

아홉 명의 신선들이 신선한 바람을 불게하고, 꽃을 만발하게 하며, 새들이 노래를 부르게 하고, 맑은 물이 흐르도록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구선산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했다.

▲만수봉을 이정표 삼아 가고 있다

 

같은 봉우리 다른 느낌 ‘산행의 묘미’

구선산 한국길은 모운사길-소장루-만수봉-구선산 전망대(550m)-낙타봉-육각붕-노모각-정가루자 등 3시간 30분 코스로 구성돼 있다. 호텔에서 모운사길은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흙 길 위에 풀들과 낙엽이 깔려 푹신하고, 중간 중간 평평하고 너른 바위들이 박혀 걷기도 수월하다. 밤나무들이 제법 있는지 가을 산답게 밤송이 껍질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정겹다.

그러나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탄력을 받지 못해서일까. 초반 30분은 역시 헥헥 거리며 따라가기 바쁘다. 한번 처지기 시작하면 따라가기도 힘들까봐 턱턱 막히는 숨을 몰아쉬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을 많이 타 본 이의 여유와 넉넉함은 등산 생초보의 손을 잡아주며 이끌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만수봉 전망대 계단

 

“공기 참 달다!” 누군가 한마디 하니 여기저기 호응도 이어진다. 그 말에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호흡을 해본다. 힘들어 거칠어졌던 폐부에 청량함이 스며드는 듯하다. 모운사길 따라 걸은 지 30분쯤 됐을까. 모운사길에서 소장루와 만수봉으로 가는 길로 나뉜다. 5~10 거리의 소장루에 잠깐 들리니 기암기봉이 황홀하게 펼쳐져 힘들었던 산행을 보상해준다.

소장루에서 펼쳐지는 전망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비경이다. 만수봉, 보리루, 낙타봉, 관성대, 육각붕, 조천후, 노모각 등 거대한 암봉들이 우뚝우뚝 줄지어 솟아 있어, 그 순간만큼은 산행의 힘겨움이 눈 녹듯 사라진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모양이다.

▲만수봉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 또한 등산의 재미다.

소장루에서 15분 정도 거리의 만수봉 전망대로 가는 길, 거대한 손바닥 모양의 바위 ‘만수봉’이 하늘 에 닿을 듯 장엄하게 치솟아 있다. 마치 자길 이정표 삼아 잘 찾아오라는 듯 우뚝 솟아있어 가는 길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는 길목 소나무들 사이로 송(宋)나라 때 지은 모운사(모云寺)터도 눈에 띈다.

만수봉 전망대에서 모운사터와 함께 기묘한 봉우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절경에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꿀같이 달콤한 짧은 휴식을 선사한다. 똑같은 봉우리도 방향을 달리할 때마다 그 모양이 시시각각 변해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만수봉 전망대에서 모운사터와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취재협조 산악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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