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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 한적한 중세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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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 한적한 중세를 거닐다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4.11.06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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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시골서의 일탈 ‘체코 쿠트나호라’③
▲성 바르바라 대성당. 황제의 왕관을 본뜬 뾰족한 첨탑은 멀리서도 시선을 압도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투어코리아=문지연 기자] 13세기 유럽 최대의 은광 산이 있던 ‘체코 쿠트나호라’. 때문에 쿠트나호라가 곧 부’를 상징할 만큼 경제 중심지였다. 영원할 것만 같던 ‘부’는 은이 바닥을 보이면서 16세기 중반에 이르러 차츰 시들어 갔다.

그러나 화려했던 옛 영광을 뒤 한 채 지금은 프라하에서 가까운 명소로 많은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화려한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조용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쿠트나호라의 대표 관광명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 바르바라 성당과 성모 마리아 대성당, 해골사원 등이다.

▲성 바르바라 대성당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날카로운 기품 ‘성 바르바라 대성당’

14세기에 지은 성 바르바라 대성당은 고딕과 바로크 양식을 버무린 건축물이다. 광부들의 수호성인 ‘바르바라’의 이름을 땄다.

성당은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독특한 모양을 자랑한다. 황제의 왕관을 본뜬 뾰족한 첨탑은 어느 장소에 서 있든, 멀리서도 일순간 시선을 압도한다. 게다가 성당에 다가갈수록 느껴지는 날카로운 기품과 화려한 모양은 몹시 매혹적이다.

성당은 진입로부터 예사롭지 않다. 성당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성인들을 조각한 석상들이 들어서 있다. 프라하 카를교의 조각상이 무척 유명한데 카를교는 청동상, 성 바르바라 성당은 석상이라는 것이 차이 점이다. 내부의 광부들의 모습을 담은 스테인드글라스와 오래된 파이프 오르간도 유명하다.

▲14세기에 지은 성 바르바라 성당. 광부들의 수호성인 '바르바라'의 이름을 땄다.

 

예쁜 길 따라, 목적 없는 방랑자처럼

성 바르바라 대성당을 빠져나오면 좁고 낮은 비탈길이 나온다. 비탈로 몇 걸음만 옮기면 펼쳐지는 여러 갈래의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마치 동화 마을을 재연해 놓은 미니어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드는 곳들이다. 가게들 앞에는 무릎까지 자란 예쁜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환한 웃음으로 관광객을 맞는다. 청명한 하늘 아래 느긋한 오후의 햇살을 하나 가득 머금은 카페, 싱그러운 미소를 담은 꽃들이 액자 속 풍경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쿠트나호라의 시내는 차도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쿠트나호라는 오랜 역사를 품은 유명 건축물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느긋하게 앉아 쏟아지는 햇살아래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관광지를 조금 벗어나 찾아든 동네 어귀는 다니는 사람도 달리는 차도 거의 없다. ‘장사를 하긴 하나?’ 문을 연 상점조차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흐르는 강물처럼 정처 없이 흐르는 게 시간인데,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는 흘려보내지 않고 오래도록 붙들어 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야말로 LTE급으로 24시간을 보내는 도시인으로서, 이곳에 발을 담근 잠깐의 여유가 그래서 더 좋다.
목적지 없는 걸음, 진정 얼마만이던가. 그것도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말이다.

▲아이스크림 가게

 

여행 TIP 기차·버스 등 체코 말 알아두세요!

쿠트나호라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관광을 마치고 기차역으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동네 여러 사람들에게 ‘기차역’ 가는 방법을 물었지만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 영어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프라하에서는 만나는 현지인들마다 영어를 막힘없이 술술 했는데 쿠트나호라에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필자가 쿠트나호라에서 만났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트래인(기차) 등의 영어단어를 몰라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젊은 사람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는 점점 떨어지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판국이었다. 결국 헤매다 몇 킬로미터나 걸었는지 모른다.

쿠트나호라 여행을 할 적에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필자처럼 그렇지 못해 생고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기차역’, ‘버스’ 등 체코 말 몇 가지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성모 마리아성당과 필립모리스 담배공장(왼쪽) : 전쟁 때 불탄 것을 복구한 바로크 양식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오른쪽)과 그 옆의 필립 모리스 담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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