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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쉼이 있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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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쉼이 있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②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4.07.1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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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다리와 류블랴니차 강.

 

[투어코리아=문지연 기자] 유럽 여행지로 슬로베니아를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륙의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하게 짚는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막상 슬로베니아에 한번쯤 발을 디뎌본 사람이라면 차분하고 고요한 매력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특히 유럽의 북적북적한 도시 여행에 지친 이들이라면 마음속에 차분히 쉼표 하나 새길 수 있는 낭만적인 슬로베니아가 제격이다. 슬로베니아의 관광지 중에서도 작지만 큰 휴식이 있고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수도 류블랴나를 소개한다.

▲류블랴나 성 안의 모습. 야외 레스토랑이 시선을 끈다.

 

‘류블랴나 성’에서 즐기는 왕의 만찬

류블랴나에서 찾아볼 만한 또 하나의 명소는 ‘류블랴나 성’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갈 수 있다. 뒷동산을 조금 걷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탁 트인 대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그 위에 우뚝 속은 류블랴나 성이 시야에 사로잡힌다.

 

류블랴나 성은 9세기에 만들었으나 후에 지진으로 파괴된 부분을 복원했다. 또 15세기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배하던 시절, 오스만투르크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성을 더욱 단단히 세우면서 17세기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성은 한때 병원과 감옥 등으로 쓰였다.

▲류블랴나 성은 9세기에 지었으나 지진 등으로 소실돼 재건, 17세기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류블랴나 성은 화려하거나 크지 않고 단출하며 아담하다. 성 입장은 무료인데 전망대에서 시내 풍경을 더욱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타워와 박물관을 오갈 수 있는 4유로짜리 티켓을 끊고 관람에 나섰다.

전망대 꼭대기로 오르는 철 계단은 다리 한 짝을 뗄 때마다 등줄기가 싸늘해질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꼭대기에 올랐을 때는 강한 바람까지 온 몸을 휘감는 탓에 금세라도 밑으로 떨어질 것처럼 아찔한 기분.

그와중에도 발아래 펼쳐진 수백 개의 주황색 지붕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반가운 손짓을 해댄다. 그 풍경은 유럽의 여느 도시에서 봤던 고풍스런 느낌과 닮아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성 안에는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성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가 가만히 앉아 진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괜찮은 장소다.

▲류블랴나 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오래된 집들.

 

필자는 유럽 배낭여행 중인 미국인 세 모녀를 만났고 그녀 중 한 명이 한국인 남자친구를 둔 인연으로 함께 저녁식사까지 했다. 동유럽 곳곳을 다니며 먹었던 ‘굴라시’ 요리를 주문했는데 헝가리에서 먹었던 스프 형태와는 달리 걸쭉한 스테이크 느낌이었다. 성 안에서 한 식사이니, 이것이 바로 왕의 만찬이나 다름없었다.

 

반나절이면 관광…작지만 큰 여운

류블랴나 여행이 좋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느림’을 지속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나라 저 나라를 바삐 옮기며 시간에 쫓기고 발에 채이기 일쑤였는데 모처럼 느긋한 휴식이 가능한 장소에서 운치와 낭만을 즐기니 마음까지 편안해 지는 느낌이었다.

▲조용한 시내 풍경

 

류블랴나는 어느 곳을 걸어도 늘 조용하고 차분하다. 다닥다닥 붙은 건축물들은 시간과 예술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오래된 느낌의 고풍스런 골목은 시간을 거꾸로 거스르는 것처럼 묘한 즐거움이 흐른다.

오래된 것들을 받치고 있는 강의 유속은 잔잔하지만 흔들림 없이 굳건하다. 작은 크기에서 오는 답답함 보다는 그것에서 오는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는 정감 있는 장소.

걷다보면 어느새 고풍스런 멋이 가득한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낭만의 도시다.

▲ 다리 양쪽 끝에 총 4개의 용으로 장식된 '용의 다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철근 콘크리트 다리다. 용은 류블랴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여행 Tip
◆가는방법 : 우리나라에서 가는 비행기 직항 편은 없다. 보통 유럽 여러 도시를 경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중에서도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류블랴나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류블랴나는 오스트리아나 크로아티아를 거쳐서 오는 여행자들이 많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는 기차로 4시간 30분가량 걸리며 빈에서는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또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크로아티아 여행기를 소개한 뒤로 크로아티아가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면서 수도인 자그레브를 통해 류블랴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그레브에서 류블랴나까지는 기차로 2시간30분가량이 걸린다.

◆주의할 점 : 유럽 기차 중에는 달리는 중간에 객차가 각기 다른 목적지로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류블랴나로 향했는데 한참 타고 가던 열차가 국경에서 각기 다른 나라로 분리되는 바람에 자칫하면 엉뚱한 곳에 떨어질 뻔 했다.

여권을 검사하던 직원이 미리 객차를 옮겨 타라고 일러둬 다행히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열차에 오르기 전에는 물론이고 오른 뒤에도 객차가 달리는 중에 분리돼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의 시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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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관광뉴스 투어코리아, Tou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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