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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제박람회,말로만 굴러가는 빈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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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제박람회,말로만 굴러가는 빈수레
  • 유경훈 기자
  • 승인 2014.06.30 0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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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참가.포상 남발.볼거리 부족.지자체 준비부족 ‘여전’

[투어코리아= 유경훈 기자] ‘2014 K-Festival 한국축제박람회가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D1홀)에서 4일 동안 열린 한국축제박람회(이하 박람회)에 국내외에서 80개 축제가 참가해 총 ‘3만1,600여 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고 성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업계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을 동원하며 지난해에 비해 성공적인 성적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 관람객이 없어 휑한 모습으로 변한 홍보부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지자체들이 많은 관광객 유치로, 기대 이상의 홍보성과를 거뒀다는 뜻으로 들린다.
과연 그랬을까? 그리고 지자체들이 이번 박람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다.


축제포스터 수십 개 붙여봐야 ‘나팔수 하나만 못해’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던 지자체들 가운데 중앙회가 내놓은 박람회 성과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한 지자체는 "관람객 숫자가 너무 터무니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자체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 다트 이벤트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먼저 중앙회는 이번 박람회에 국내외에서 80개 축제가 참가한 것으로 발표했는데,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이번 박람회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한 국내 지자체와 기관, 협회는 30개 남짓. 외국 기관으로는 태국관광청과 한중문화우호협회, 그리고 일본 5개 현의 한국사무소가 참가했다.


하지만 지자체와 ,기관,단체들이 가져나온 것은 태반이 축제 포스터였으뿐, 관람객들이홍보관계자들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축제는 불과 몇 개 되지 않았다.


박람회장에 실제로 80개의 축제를 펼쳐놓고 떠들썩하게 홍보전을 전개했다면 참으로 볼만했을 텐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축제 포스터 수십 수 백장 붙여 놔봤자 뛰어 노는 나팔수 하나 못 당한다는 것을 중앙회는 몰랐던 모양이다.


관람객 3만1,600명?...어이없는 숫자 놀음


관람객 유치 숫자도 허수가 많아 보인다. 중앙회는 4일간의 박람회 기간 동안 3만1,600여 명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조그마한 전시장(D1홀 전체 면적 중 절반만 부스 설치)에 하루 평균 8천명 가까운 관람객을 유치했다는 것인데, 그 숫자를 믿는 사람들은 중앙회 식구들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 딱지치기 이벤트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실제로 본지가 개막일부터 3일 동안 박람회장을 찾아 지켜봤지만 하루 평균 8000명은 터무니없어 보였다. 개막 후 이틀 동안 관람객은 많아야 몇 천에 불과할 정도로 적었다. 이벤트가 열리는 곳 말고는 관람객을찾아 보기가 힘들었다. 관람객이 없어도 너무 없다보니 폐장 한 시간 전에 부스를 정리하고 홍보 접는 곳까지 있었다.


그래도 박람회 3일째인 토요일엔 관람객이 제법 많아 보였다. 전날보다 많은 부스에서 이벤트가 열리고,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는 곳도 제법 됐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성에차지 않는 눈치였다.


한 지자제 관계자는 "그래도 우리 부스는 좋은 위치에 있다 보니 그나마 사람들이 꾸준히 오는 편이지만, 외곽에 있는 부스들은 보세요, 어디 사람들이 있나, 1층 A홀은 도서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관람객들이 바글 바글 하더라구요.“


그는 그곳이 너무나 부러웠던지, 계속해서 전시장 위치, 규모 등불평을 늘어 쏟아냈다. 박람회 이후 관람객 3만1,600명이란 소리에는 “그에 반만 왔어도 발 디딜 틈이 없었을 것”이라는 대답을 남겼다.


옛것만 울궈먹는 지자체도 문제..아이디어 개발 나서야


물론 관람객들이 박람회장을 찾지 않는 것에 대해 주최 측만 탓할 수는 없다. 지자체들도 각성을 해야 한다.


관광전과 축제박람회는 분명 달라야 하건만, 지자체들의 홍보마케팅은 매번 똑같다. 그저 인쇄물이나 나누어주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룰렛게임을 개최해 선물을 쥐어주는 게 고작이다.

▲ 이벤트가 열릴 땐 관람객이 몰렸다가, 이벤트가 끝나면 연기 사라지듯 관람객들이 사라지고 만다

행사 테마에 따라 홍보 내용이 달라야 하건만 지자체들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행사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도 포상 남발...못 받으면 바보?


박람회에서 시상하는 '피너클 어워드코리아' 상(賞) 에 대한 지자체들의 반응도 미지근했다. 심지어는 달가워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었다.


박람회가 열리기전에 '피너클 어워드 코리아' 수상을 통보 받았다기에 알아보니 "다섯개 신청했더니 4개 주더라. 우리는 4개 신청해서 3개 받는다"는 등의 답변을 들었다.


어떤 지자체는 "우리는 공모에 참가하지 않았다. 하나에 7만원인데, 돈을 주고 상(賞)을 사는 것 같아 (공모를)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한 지자체에서는 "세계축제협회(IFEA) 본부에 (축제)평가를 의뢰하면 돈 한 푼 안 들어가는 데, 왜 돈을 들여 상을 받나.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성을 못느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이벤트에 참가해 자례를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피너클어워드 코리아 상은 세계축제협회가 국내축제 여건에 맞는 항목을 선정해 '수상‘ 대상을 고른다.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는 이번 박람회를 앞두고 총 2개 부문 8개 항목에 대한 공모를 거쳐 수상 축제를 선정했다고 하는 데, 상을 2개 이상 쓸어 담은 지자체가 다섯 곳이나 됐다.


중앙회 역시 '박람회 대상', '홍보상', '부스 운영상' 등 총 9개 항목에서 ‘수상’ 대상을 선정해 시상했다. 대상은 '김제 지평선축제'가 차지했다. 그런데 각 항목별 수상기관이 ‘대상’과 환대상(한국방문위원회)만 빼놓고 모두가 공동 수상이다.


그것도 한 두 기관이 공동 수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4~ 5개 기관과 단체가 상을 나눠 가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최우수 공연상은 무려 8개 단체와 기관에서 수상을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참가한 모든 기관과 단체가 상을 하나씩 건졌다. ‘무엇을 잘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나씩 떠맡긴다’는 인상이 짙었다.


그저 참가하면 의례히 받는 상. 이런 상이 무슨 가치가 있고, 또 꼭 줘야하는 지 ..... 그런데 이나마도 제대로 모양새를 갖춰 전달하면 좋으련만, 중앙회의 시상식은 회장 등 고위층(?)은 보이지 않고 간부직원 선에서 끝내고 말았다.


올해도 회장 없는 시상식 ‘무슨 이유’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시상식은 통상적으로 주최 측의 최고 책임자(중앙회장)가 나와 시상을 하고 수상자들을 축하해 주는 게 정상인데, 축제 박람회의 회장없는 시상식은 올해도 이어졌다.


중앙회 회장은 박람회 개막 첫날(19일) 열린 ‘한국축제박람회 아시아 축제포럼’에 얼굴을 보인 게 전부였다. 큰 행사에는 통상 개막식도 하고, 주최 측 최고 책임자가 현장을 찾아다니며 고마움을 표하고 격려도 하던데, 축제 박람회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다.


▲ 이벤트 없는 부스, 관람객도 없다

이에 대해 중앙회 관계자는 “회장님은 요즘 바쁘다”는 통상적인 답변을 내놨다.


시상식 날은 일요일로 한 주 중에서 가장 한가한 날 이었는데, 중앙회 회장은 일요일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는지 모습을 모이지 않았다.


박람회를 앞으로 계속 개최하고, 그러려면 지자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주 중요할 텐데, 중앙회 회장에게 이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중앙회 고위층에게 지자체 관계자들은 손님이 아닌 그저 단순한 점포 운영자에 불과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었다.


중앙회에 지금 필요한 것 ‘분발심’


물론 올해 축제박람회가 중앙회 주장대로 지난해보다 관람객 유치면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시-군-구청이 240개가 넘고, 이들 기관에서 1년에 개최하는 축제가 800개에 가까이 되는 것을 감안하면, 참가 단체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박람회가 미흡한 점은 “아직은 초창기니까, 세월호 사고 때문에....등등” 이유야 있겠지만, 박람회가 환영받지 못하는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우리는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하도 요청을 하기에... . 우리 도(道) 시군들이 전부 참가한다기에 나왔는데, 사실과 다르더라. 우리는 애초부터 관람객이 많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등등”의 말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중앙회가 부족한 결과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더 분발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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