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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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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 유경훈·오재랑 기자
  • 승인 2014.03.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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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하루에 둘러보는 단순한 관광거리 아녀요”

[투어코리아=유경훈·오재랑 기자] 충남 서천군 마서면 송내리 일대 99만8천㎡ 부지에 들어선 국립생태원(2013년 12월 26일 개장)은 4,800여 종의 동식물을 갖춘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연구와 전시·교육기관이다.

이곳의 초대 수장을 맡고 있는 최재천 원장은 지난 2월 10일 투어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립생태원을 한 번 방문하고 마는 곳이 아니라, 또 찾고 싶어 할 정도로 여운이 오래 남고, 세계적인 박물관들과도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국립생태원은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단순한 관광거리가 아니다”며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해 서천의 관광명소와 함께 관람할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최재천 원장을 만나 국립생태원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 국립생태원이 생물자원관이나 동·식물원, 수목원과 어떻게 다른가.
생물자원관이나 동·식물원, 수목원 등이 생물을 분야별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곳이다. 이에 반해 생태원(生態院)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을 포함한 생물들 간의 관계, 생물들과 물리적인 환경의 관계 등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곳으로, 생태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생태학은 모든 생물과 자연을 연구하는 ‘통섭’(統攝)의 학문이다. 국립생태원은 바로 그러한 학문의 현장으로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동·식물 4,800여 종, 4만 9,000여 개체를 전시하고 있다. 말하자면 ‘작은 지구’인 셈이다.

국립생태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동물과 곤충 세계를 직접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특별 생태기획전을 자주 개최하고, 관련 기념품도 제작·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립생태원의 전시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탐방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탄탄한 연구가 기반이 돼야 한다. 연구가 바탕이 되지 않은 전시는 절대 오래갈 수 없는 법이다. 따라서 국립생태원은 전시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방점은 ‘전문 생태연구’와 ‘교육’에 둘 생각이다.

◆ 특별생태 기획전을 자주 열겠다고 했는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게 있나.
개미(최 원장은 이쁜 개미로 부름) 특별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구촌 각 기후대 동·식물의 생태를 모아놓은 에코리움 열대관에서 개최할 계획인데, 이미 미국의 최고 전문가를 모셔 워크샵을 가졌다.

개미 특별전은 식물의 잎을 잘게 잘라 집으로 운반해 쌓아 놓고 그 위에 버섯을 재배해 먹는 개미의 생활상을 보여줄 줄 것이다.

지구상에서 농사를 짓는 동물은 사람 외에 개미와 흰개미, 나무좀 등 단 3종 뿐이다. 농사짓는 개미는 심지어 비료를 주기도 한다. 중남미의 가위개미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하기도 한다. 씨앗을 물어 옮기는 개미도 들여와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개미 특별전을 통해선 개미들이 어떤 나뭇잎과 씨앗을 좋아하고, 그것을 가져다 어떻게 버섯 농사를 지어 먹이로 사용하고, 또 거기서 나온 찌꺼기들이 어떻게 퇴비로 이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 국립생태원이 탐방객들에게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12월 개장 했는데, 한 달도 안 돼 20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 1년 동안 목표한 탐방객이 30만 명인데, 목표치의 약 70%가 한 달 만에 찾아왔다. 하루는 2만 명이 찾아 온 적도 있다.

이러한 탐방 문화는 제가 바라던 바가 아니다. 제대로 보고 배우는 것도 없이 탐방객들에게 떠밀려 발도장이나 찍고 가는 국립생태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앞으로 국립생태원은 고급 전시문화를 지향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입장료를 높이고, 전시를 고급화해 꼭 국립생태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탐방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준 높은 도슨트(생태원 안내원)를 확충하고, 부족한 인원은 일선 학교와 모우 체결해 등용하고자 한다. 또 에코리움 중앙 공간에 도서관을 만들어 생태관련 서적으로 채울 계획이다. 아이들이 책에서 본 내용을 국립생태원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자연학습 생태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 가장 이상적인 국립생태원 관람 방법을 소개한다면.
서천은 서울이나 강원도, 부산, 광주지역에서 상당히 먼 거리다. 이런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하루 일정으로 서천을 찾는다면 국립생태원 한곳을 탐방하기에도 벅차다.

서천은 국립생태원만 있는 게 아니다. 인근에 한산모시전수관을 비롯해 춘장대해수욕장, 해양생물자원관, 생태산업단지, ‘소곡주’ 와이너리, 신성리 갈대밭과 철새도래지, 마량리 동백정 등 구경할만한 곳이 아주 많다.

국립생태원을 탐방하면서 이들 관광지도 함께 돌아보려면 1박 2일 내지는 2박 3일 일정이 돼야하지 않을까 싶다.

◆ 국민들이 찾고 싶은 국립생태원으로 정착하기 위해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국립생태원은 탐방객들이 여유를 갖고 알찬 탐방에 나설 수 있도록 일종의 ‘국립생태원 패스카드’ 같은 것을 도입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 입장권 한 장으로 일정 기간 동안 서천 명소를 여행하면서 수시로 국립생태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입장료는 처음 한번만 받는다. 야간 문화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더 발전하면 야간 전시 체계도 갖출 생각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찾고 싶어 하는 곳으로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대장금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국립생태원 주변에 심어 놓은 야생화와 약초 등 식용 식물을 채집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서천군, 여행사, 코레일 등과 협력헤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최재천 원장은 서울대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대 전임강사와 미시간대 조교수를 역임했다. 국내에 들어와서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옮긴 뒤 최근까지 이 대학 에코과학연구소 소장과 자연사박물관장을 지냈다.

특히 8년 전 국내에 ‘통섭’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생태학회 부회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는 등 사회참여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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