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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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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기묘한 14세기 힌두의 꽃 ‘함피’①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3.11.0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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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시공간,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다

[투어코리아 = 문지연 기자]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와 영혼의 스승 마하트마 간디,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인더스 문명의 발원지,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 세계사 교과서를 통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인도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뿐만 아니다. 인도인 생명의 젖줄 갠지스강, 그들 삶의 모든 것인 힌두교, 종교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낸 찬란한 문화유산 등은 인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인도는 볼 것도, 갈 곳도 무궁무진하다. 인도가 전 세계 배낭여행 족으로부터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다.

 

수많은 명소 가운데 남인도에 위치한 함피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은 권해보고 싶은 장소다.

 

▲수 많은 돌무더기가 장관을 이루는 함피. '잃어버린 세계', 우주의 외딴 행성 같은 기이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우주행성 같은 뜻 모를 돌무더기

인도 남쪽에 위치한 함피는 배낭여행 족이 한번쯤은 눈여겨보는 곳이다. 그러나 타지마할, 갠지스 강처럼 반드시 들러야할 ‘필수 코스’로 유명한 곳은 아니다. 필자 역시 인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단 한 번도 ‘기필코 가야할 곳’으로 이름을 새겨 놓았던 장소는 아니었다.

 

완벽하게 짜놓은 일정대로 정확히 움직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인도에서 목적지는 수시로 바뀌기 마련이다. 델리로 입국해 첸나이로 출국하는 큰 밑그림만 그려 놓고 수시로 마음에 드는 장소를 옮겨가며 중부에서 남부로 이동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에 머물 때 배낭여행 중인 60대 한국인 부부를 만나 함피에 관해 들었다.

“남쪽 여기저기 다 가 봐도 함피 만한 곳이 없수다. 안가면 후회해.”

 

솔깃했다. 첸나이로 향하는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는 장소였다. 그리하여 어르신께서 추천한 주옥같은 명소를 ‘반드시’ 들러보겠노라고 마음을 집어 먹었다.

 

▲헤마쿠다 언덕 위의 듬성듬성 놓여 있는 수 많은 바위가 인상적이다.

 

고아에서 함피로 가기 위해서는 호스펫 역에서 내려 버스나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를 타고 30분 쯤 더 들어가야 한다.

 

이른 아침 미리 끊어 놓은 850루피(화폐단위)짜리 좌석 표를 들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가 경적을 울린 지 7시간 만에 드디어 호스펫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릴 때쯤 우연히 마주한 릭샤왈라(릭샤 운전자)와 함피까지 100루피에 가기로 흥정을 마치고 오토릭샤에 올랐다.

 

함피로 향하는 길은 호젓한 시골 동네 같았다. 염소가 통통 종종 걸음을 치고 소가 훠이 느린 걸음을 걷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목동은 무리 속에서 이탈을 꿈꾸는 녀석들을 잡아끄느라 진땀을 뺐다. 어릴 적 의정부 외할머니 댁에서 보던 광경들이다. 아련한 정겨움이 밀려와 느닷없이 코끝이 찡해왔다.

 

▲종종 걸음으로 행렬하는 귀여운 염소떼. 함피에는 사람만큼 동물이 많다. 가히 동물의 천국이다.

 

함피는 14~16세기 힌두 비자야나가르 왕국이 퉁가바드라 강 남쪽에 건설한 수도다. 왕조는 강성한 힌두 문화를 꽃피우며 번성했다. 그러나 이슬람에 의해 붕괴되면서 지금은 폐허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함피의 유적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함피 곳곳은 폭격의 흔적처럼 남아 있는 부서진 건물 잔해들로 가득하다. 언덕에는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바위가 듬성하게 놓여 있었다. 잔바람이라도 불면 떼굴떼굴 굴러 떨어질 것처럼 위험천만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덜컥 겁이 났다.

 

“바위가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굴러 떨어진 적은 없나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 필자를 동네주민은 별 쓸데없는 걱정을 다한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러면서 이내 안심을 시켰다.

 

“딱 한번 작은 돌이 굴러 떨어진 적은 있는데 사람들이 안 다니는 곳이어서 아무 피해 없었어요. 큰 바위는 언덕에 떡 하니 붙어 있으니 걱정하지 마쇼.”

 

▲외국인이 신기한 듯 헤마쿠다 언덕 위까지 쫓아 올라온 동네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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